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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美 '셧다운 우려' 한시름 놨다…장벽비용 뺀 예산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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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도부, 11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장벽 예산 제외키로

뉴스1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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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미국 공화당 지도부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제외한 새로운 예산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당장 29일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우려도 한풀 꺾이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11시간에 걸친 예산안 관련 협상 끝에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국경장벽 건설 비용 15억달러를 포함하지 않는 새로운 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공화당은 장벽 건설 예산을 제외하는 대신 기존 철제울타리 보수·국경 감시 등에 필요한 국경 보안 및 국방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장벽 건립 예산만 포함되지 않으면 추가 국경안보 예산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의 지지는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오는 29일 오전 0시1분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9월30일까지 연방직원 수백명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강제 휴가' 상태에 들어가는 정부 셧다운이 예고됐었다.

다수당인 공화당은 상원 52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명을 확보하지 못하면 셧다운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에 공화당은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 민주당을 회유하고자 분투를 벌여왔다.

다만 현재로서는 28일 전까지 상·하 양원이 예산안을 승인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예산을 당분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잠정 예산안'(continuing resolution)을 일단 채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벽 건립 비용이 이번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건립 의지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전날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를 9월 이후까지 기꺼이 넘길 수 있다"며 장벽 건설에 대한 입장을 다소 완화하는 듯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만인 25일 예산 싸움이 어떻게 끝나든 "장벽은 건설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되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농업 종사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곧 장벽을 짓겠다"며 첫번째 임기 완료 전 반드시 국경장벽 건설을 마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도 장벽 건립 비용이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부가 수개월 내 장벽 건설 예산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다 하더라도 그때 역시 의회의 반발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당내 텍사스, 애리조나 등 국경 지역 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나 민주당은 국경 장벽 논의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멕시코와 약 480km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애리조나주 제프 플레이크(공화) 상원의원은 "추가적인 국경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든 접경지역 주가 동의하겠지만 3200km 길이의 거대 장벽이 '필수'라고 여겼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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