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트렌드 좇기 전 '너 자신을 알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래학자처럼 생각하라

세실리 사머스ㅣ344쪽ㅣ골든어페어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한민국에서 ‘미래’ ‘일자리’만큼 폭발적인 검색량을 기록하는 단어는 뭘까.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대선주자들도 공약에서 빠짐없이 거론할 만큼 뜨거운 감자다. 알파고 이후 불어닥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열풍은 마치 두 트렌드를 따라잡지 않으면 바로 뒤쳐질 것 같은 위기감까지 몰고 왔다.

그런데 세계의 관심은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구글에서 ‘4차 산업혁명’의 검색량을 살펴보면 ‘미래’ ‘일자리’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왜 유독 한국은 호들갑스럽게 최신 트렌드에 집착하는 것일까.

책은 최신 트렌드에만 편승하려는 오늘날의 경향과 거리두기를 요구한다. 여성 미래학자이자 기업의 전략기획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저자는 “트렌드를 좇는다고 미래의 성공이 따라오진 않는다”며 실제적인 대안을 찾기에 앞서 한 걸음 물러나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에서 답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199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통신회사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 사례를 들었다. 저자에 따르면 두 기업이 합병할 당시 사람들은 언론을 선도할 세계적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각자의 조직문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투자자의 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2000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고 했다. 기업들이 미래(제어할 수 없는 변화하는 힘) 경제를 예측(요지부동인 우리의 뇌)하는 데 실패할 경우 그 여파는 처참할 수 있다며 미래학자처럼 생각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통찰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먼저 ‘자원’ ‘기술’ ‘인구’ ‘거버넌스’ 등이 세상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혁신·변화하는지 큰 흐름을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단다. 이어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철학·스타일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미래학은 몇 안 되는 엘리트 계층을 위한 분야가 아니다”라며 저자가 제시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만의 성공비전을 설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기업 경영에서 요구하는 통찰력과 전문적인 방법론도 엿보인다.

결국 핵심은 간단하다. 트렌드 파악을 위한 기술적 논의에 그치지 말고 미래를 간파하는 능력을 길러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는 것이다.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얘기를 너무 어렵게 돌려 말한 점은 아쉽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