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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대선 4차 TV토론] 문 “이보세요 … 터무니없이” 홍 “버릇없이 이보세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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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5인 180분 첫 ‘원탁 대결’

노무현 관련 내용 두고 감정싸움

문 “유, 지난 정부서 줄푸세 주도”

유 “주도한 그 분은 문캠프에 있다”

심 “밤새 토론” 홍 “난 집에 갈 것”

“이보세요!”(문재인 후보)

“왜 말을 버릇없이 하나. 이보세요라니!”(홍준표 후보)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64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을 펴자 문 후보가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두 사람이 격하게 맞붙었다. 사회자인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가 “정책 검증 시간에 질문을 해달라”고 말렸지만, “터무니없이”(문), “이보세요라니”(홍)라며 언쟁은 계속 이어졌다.

가장 닮고 싶은 리더십은 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에서 후보들의 지향과 강조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똑같이 세종 대왕을 꼽았다. 그러나 이유는 조금 달랐다.

먼저 안 후보는 “세종 대왕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실력만으로 장영실을 등용했다”며 “정책도 미리 의견을 경청하고 검증하는 소통을 닮고 싶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세종대왕이 국민의 의견을 묻고 여론조사를 행한 뒤 획기적이고 공정한 조세 개혁을 이뤄냈다”며 “소통하고 국민과 눈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정약용’을,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정도전’을 꼽았다.

중앙일보

JTBC 손석희 앵커가 25일 오후 진행한 대통령 후보 초청토론회는 대선후보 TV토론 사상 처음으로 ‘원탁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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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은 서로 시선도 피할 수 없는 첫 ‘원탁토론 대결’이었다.

공교롭게 좌석도 맞대결 구도로 정해졌다. 추첨을 통해 자리를 배정했지만 문재인·안철수 후보,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마주 앉았다. 사회를 맡은 손석희 앵커는 “공교롭게 한때 같은 당이었던 분들이 마주 앉았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손 앵커와 마주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당내에서 ‘단일화’ 요구를 받고 있는 유 후보가 작심한 듯 문 후보를 겨냥해 경제 질문을 주도했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유 후보가 문 후보의 ‘81만 개 공공 부문 일자리 공약’ 재원을 문제 삼자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유 후보가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뜻)를 주도했다”고 반격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줄푸세를 한 분은 지금 문 후보 캠프에 있다”며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를 염두에 둔 비판을 했다. 김 교수는 2007년 박 전 대통령의 경제공약을 주도했다.

팽팽한 대립 속에 문 후보는 결국 “(유 후보는) 우리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는 게 맞겠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라는 건 부하와 얘기하라는 건데 무슨 토론 태도냐”며 역공에 나섰다.

안 후보는 시작부터 “오늘부터 미래를 얘기할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며 정책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이날 홍 후보는 ‘기-승-전-강성노조’식 토론 전략을 취했다. 그는 모든 경제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의 3%도 안 되는 강성 귀족노조의 적폐를 없애야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의 주장에 문 후보는 “참으로 딱한 얘기다”고 했고, 홍 후보의 옆에 앉아 있던 심 후보는 “자리를 좀 바꾸고 싶다”고 반응했다.

사실상 처음으로 정책 토론이 진행되면서 심 후보가 “밤새 토론해도 되느냐”고 묻자 손 앵커는 “편성권은 없지만 밤새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홍 후보가 “나는 집에 갈 테니 알아서 하라. 피곤해서 못 하겠다”고 하면서 토론 연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강태화·채윤경 기자 thkang@joongang.co.kr

강태화.채윤경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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