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2년 사이 병원 내 주사기구 재사용으로 인한 C형간염 집단 감염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래도 조기치료만 받으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가 이미 나와 있어 불행 중 다행이다. 완치율 높은 치료제 존재는 그 자체로 큰 행운이다.
하지만 ‘C형간염은 완치율도 높으니 이제 별걱정 없네’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간이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는 만큼, C형간염도 감염 시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간경변증·간암과 같은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동안 그대로 방치되기 쉽기 때문이다.
C형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10명 중 8명 정도는 만성 간염이 되고, 이 중 절반 정도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간암은 국내 사망률 높은 암종 2위인데, 간암 환자의 약 11%는 C형간염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C형간염은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예방백신이 없으므로 오염된 주사기 사용, 문신, 공인되지 않은 의료시술, 체외 침습성 시술 등과 같은 감염 위험요인을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감염 사실을 몰라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에게 간염을 옮기는 ‘숨은 감염자’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C형간염의 높은 완치율을 위해서는 환자의 간기능 상태, 바이러스 유전자형, 내성변이(RAV) 여부, 동반질환, 복용 중인 약물,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환자마다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다양한 경구용 치료제들이 출시되어 있다. 이 치료제들은 기본적 특성, 용량과 복용법, 약제 간 상호작용 등에 차이가 있으며 고가이기 때문에 치료 시 치료비용 대비 효과나 부작용, 약물 상호작용, 복약 순응도 등을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특히 C형간염 치료에서 가장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환자의 간기능 저하 정도와 간 이외 심각한 장기질환을 동반하고 있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만성 C형간염 유전자형 1b형 감염 환자가 동시에 만성 신장질환으로 신장 투석을 받고 있는 복잡한 상황이라면, 이 환자는 유전자형 1b형에 있어 가장 치료 효과가 높은 약제 사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동시에 만성 신장질환이 있더라도 동일하게 안전하고 높은 효과를 내는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이때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높다면, 복잡한 내성변이 검사를 하지 않고, 짧은 기간 동안 최소한의 약물복용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선택돼야 한다. 임상의들에게는 혹시 모를 처방 실수를 줄여주고, 환자들에게는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큰 혜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한 해 동안은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대상자를 상대로 국가검진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검진 대상자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감염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주치의와의 적극적인 상담으로 단 1%의 실패도 없는 C형간염 완치에 성공하기 바란다.
<윤승규 |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