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원활한 진입 위해 정책 패러다임 대전환 호소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견련 |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도 (회사가 커서)중견련 회장도 하고, 나도 전경련 회장 한번 해야되지 않겠느냐."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사진)이 정부가 산업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원만하게 커갈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잘 놓아야 한다며 에둘러 포현했다.
또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극에 달한 것을 놓고는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대다수 기업인은 직원들 월급 떼먹지 않고, 거래 관계에서 잡음없이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 기업이 반기업 정서로 난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계 등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적합업종 법제화' 문제에 대해선 "법제화는 안된다.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호갑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견기업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한 지가 몇년이 흘렀는데 대선 후보들 공약을 보면 아직까지 대기업, 중소기업의 이분법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공약에서)중견기업 '육성'이나 '발전'을 위한 내용은 거의 발견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포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9988'이란 숫자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99%의 (중소)기업이, 88%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엄청난 경제 규모를 갖고 있는 (지금)상황에서 '9988'만 외치면 안된다"며 "지난 50~60년간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펴 왔는데 현재 중견기업 숫자가 3000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책이 제대로 됐다면)중소기업들이 커서 지금은 중견기업 숫자가 3만~4만개가 돼야 정상"이라고 꼬집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중견기업 숫자는 3061개로 전체 기업의 0.1% 정도 수준이다.
수 많은 산업 정책을 시행했지만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중견기업의 기반이 이런 상황에서 이젠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또렷하게 드러난 수출 대기업 중심 성장 전략의 한계를 냉정하게 인식해야한다"면서 "견실한 글로벌 전문기업인 중견기업을 중심에 둔 새로운 경제 성장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을 서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중견련 |
중견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은 각각 11%, 6.8% 줄었지만 같은 기간 중견기업 수출은 전년 대비 3.1% 늘어났다. 또 중견기업이 숫자로는 전체 기업의 0.1%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고용은 약 6%, 매출은 17%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견기업 정책을 외면하고 있는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기여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있었다면 (대선 주자들이)이 정도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좀더 구체적인 데이터와 기존의 성장 전략을 재검토해 중견기업의 가치와 비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명문장수기업' 제도에 대해선 "애초부터 중소기업만 명문장수기업에 포함시키겠다는 발상은 잘못됐다"며 "명문장수기업은 '명문'이자 '장수'기업이다. 중소기업이 커서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이 커서 대기업이 되는 순환적 측면에서 봐야한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실제 대상기업들이 매우 적어 (선정을 위한)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는 게 옳다고 본다. 중소기업계가 명문장수기업 범위 확대에 대해서 반대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견련은 이달 초 주요 정당 정책위의장실에 ▲규제개혁을 통한 신성장동력 기반 조성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 ▲건전한 기업생태계 조성 등 8대 핵심 전략과 56개 정책 과제로 구성된 '차기 정부 정책제안' 자료집을 전달한 바 있다.
김승호 기자 bad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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