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즐거움 – 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전(展)' |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전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서 25일 개막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문은 작가들의 호흡을 길고 강한 체질로 만들어주는 하드 트레이닝의 무대이며, 무명의 가수들을 화려한 프리마돈나로 데뷔시키는 카네기홀이기 때문이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별들의 고향'(조선일보, 1972)을 연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킨 최인호 작가가 한 일간지에 신문소설에 대해 기고한 글이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이 25일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신문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매일 읽는 즐거움 – 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 전(展)'을 개막했다.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 신문이 간행되기 시작하면서 신문사에서는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야기와 삽화를 게재했다.
처음에는 작자미상의 이야기나 외국번안 소설 등을 주로 실었다. 이후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1920년대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이 창간됨에 따라 신문소설은 더욱 활성화됐다. 각 신문마다 소설연재 지면을 고정하는 한편, 많은 문학작가들이 신문연재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여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특히 제대로 된 책을 사서 읽을 수 없었던 당시 매일 신문에 실린 소설은 특별한 읽을거리였다"며 "인기 있는 소설은 단행본으로 출판되거나,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대중문화발전을 견인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모두 5개 테마로 구성된다. 1부 '신문소설이 걸어온 길'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평가받는 '혈의루'(만세보, 1906)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천과정을 형성기, 확산기, 전성기, 쇠퇴기의 흐름으로 살펴본다.
특히 '혈의루'는 천도교 기관지였던 '만세보'에 50회에 걸쳐 연재됐다. 1907년 발행됐다는 초판본은 아직 발굴된 바 없다. 이번 전시에는 1908년에 발행된 재판본이 소개된다.
2부 '신문소설과 함께한 삽화'에서는 주요 삽화작품 및 작가를 소개한다. 화가에서 신문사 소속 삽화가, 전문 삽화가 및 일러스트레이터로 변화해 온 신문소설 삽화 역사를 알아본다.
3부 '신문소설 깊이 알기'는 장편소설 탄생의 주요한 창구로 기능한 신문소설 중 독자가 한층 주목했던 주요 일간지 연재소설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이광수의 '무정', 심훈의 '상록수', 정비석의 '자유부인'등 10개 작품에 대한 이야기 및 신문 연재면, 출판된 도서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4부 '영상으로 보는 신문소설'에서는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신문소설을 직접 영상으로 감상해 볼 수 있다. 5부 '직접 보는 신문소설'에서는 롤로 제작된 신문소설을 직접 읽어보거나, 신문소설 접지 책자를 제작해 보는 등 체험공간으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로 평가받는 이광수의 '무정'이 '매일신보'에 연재된 지 100년째 되는 해다. 1917년 1월 1일부터 126회에 걸쳐 연재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무정 백년(無情 百年), 근대문학의 기원을 찾아서' 전시가 국립중앙도서관 문학실에서 함께 열리고 있다. '무정' 재판본(1920)을 비롯한 관련자료들이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시 기간 중에 정이현(5월 13일, '달콤한 나의 도시' 연재), 김선우(5월 27일, '세 개의 달' 연재), 김영하(6월 3일, '퀴즈쇼' 연재) 등 신문연재소설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콘서트를 마련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나 연재 당시 에피소드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근대 이후 우리 독서 문화발전을 견인했던 신문소설을 통해 읽을거리로서의 신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회 개막식은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다. 김주영 작가를 초청해 소설 '객주'의 신문연재 이야기를 들어본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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