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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스케치]국과수 등장하자 "유해 나왔나" 세월호 유가족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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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뼛조각 보는 국과수


뉴시스

유류품 보는 유가족


【목포=뉴시스】박대로 기자 = 지난한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던 24일,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전남 목포신항만 철재부두를 찾았다.

이날 오후 3시께 세월호 유가족 20여명이 추모의 뜻을 담은 노란색 웃옷을 맞춰 입고 철재부두를 찾았다. 노란색 양산을 든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머리까지 노란색으로 물들인 여성도 눈길을 끌었다.

유가족들이 도착하자 선체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 관계자가 다가왔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오늘은 웃는 얼굴이셔서 보기에 좀 낫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가족들은 "낮에는 그러지만 밤에 집에 가면 운다"고 답했다.

세월호 선체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유가족들은 이내 질문을 쏟아냈다.

"얼마나 조사됐나" "4층에는 얼마나 들어갔나" "발견된 것이 있나. 이 상태로 계속 작업하나" "카메라로는 안을 못 보나" "펄 분리 작업에서 나온 것은 없나" "사람뼈와 동물뼈를 어떻게 구별하나" "동물뼈가 나온다는데 그렇게 동물을 많이 먹었나" "선체를 절단하느냐" 등 질문이 쇄도했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아직 20%도 채 조사를 못했다"며 "선체 내부 구조는 웬만큼 파악했는데 아직 사람이 못 들어간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메라가 못 들어간다. 드론도 전파 방해와 바람 때문에 자꾸 떨어진다.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무릎까지 빠진다"며 "어제와 똑같이 보여 답답하죠? 사실 우리도 답답하다"고 털아놓았다.

유가족들은 "작업하다가 다친 사람은 없죠. 안 다쳐야지" "저 안에 냄새 엄청 심하고 가스도 심할 텐데" 등 말을 건네며 수색작업자들의 안전을 걱정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우리도 같이 수색할게 들여보내줘"라며 미수습자 수색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코리아쌀베지 관계자는 "뼈가 나오면 가족들이 더 놀랄 수 있다"며 만류했다. 그러자 가족들은 "우리는 애들 목 빠진 것도 다 봤는데"라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

이같은 대화를 나누던 중 진흙 속에서 유해와 유류품을 찾는 검색대 쪽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이 모여들자 유가족들은 순간 긴장했다.

깜짝 놀란 가족들은 "뭐가 나왔어"라고 연신 질문을 하며 국과수 직원들과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등 유해발굴 전문가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국과수 직원들이 검색대로 모인 것은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유가족들은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철재부두 내 가족협의회 사무실에 설치된 선체 내부 CCTV 화면을 보기 위해 자리를 떴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육상거치 후 날마다 두 차례씩 현장을 찾아 선체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이를 잃은 울분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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