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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머징 '달러 회사채' 상환 위험 고조…美 긴축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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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련·남아공·베네수엘라·터키 특히 취약"

뉴스1

미국 100달러 지폐/2017.3.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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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달러 회사채의 상환 리스크가 이머징 마켓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머징의 성장이 둔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 달러가 오를 수 있다. 그러면 그동안 이머징에서 발행된 막대한 달러 회사채의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1분기 이머징에서 정부와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은 1790억달러로 1분기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배가 넘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이머징의 달러 채권은 3조6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로 불었다. 현지 통화로 발행한 채권까지 포함하면 이머징 회사채는 2008년 이후 17조달러 늘었다고 국제금융협회(IIF)는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에 따른 상환 리스크에 노출되는 이머징 회사채는 1350억달러에 달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예상했다.

토비아스 애드리안 IMF 최고 금융이코노미스트는 "이머징 마켓 기업들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3년 긴축발작을 언급하며 "글로벌 금리 인상이 이머징 마켓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고 이러한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머징에서 달러 부채가 있는 기업들은 물론이고 달러 매출이 없는 지역의 통신, 부동산개발업 등 기업들도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상환 리스크는 대외적자가 많고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국가의 기업일 수록 더 크다. 달러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면 현지통화로 매출을 벌어들이는 기업들은 환율 급락으로 중앙은행의 지원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머징의 중앙은행들이 모두 기업들을 구제할 만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에스더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학 교수는 "달러가 오르면 경상수지 적자와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국가들이 이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인도,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위기에 준비가 되어 있지만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특정 리스크에 노출됐고 베네수엘라, 터키는 특히 취약성이 높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들은 상존하는 정치적 혹은 경제적 위험으로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WSJ는 '남아공과 터키의 주요 통신사, 베네수엘라의 대형 원유업체들이 이미 잇단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로 이머징의 불안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금리 인상, 실적성장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무역보호주의 확산' 위험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이머징 마켓에서 일어난 달러 채권의 디폴트는 32차례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더 많은 기업들이 등급 상향보다 하향 위험에 노출됐다고 S&P는 지적했다. 마이클 그래디 아비바인베스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잠재적 취약성이 우려된다"며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올릴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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