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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롬바르드 "신뢰회복 나선 印 중앙은행…물가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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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빚 탕감 반대, 정략적 판단에 불과할 수도"

(서울=뉴스1) 박병우 기자 = 그동안 경제시스템의 신뢰도를 거스른(reverse) 행동으로 비난 받아온 인도 중앙은행이 신뢰 보존(reserve)이란 고유의 목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반대로 물러난 라구람 라잔 총재의 후임으로 발탁된 우르지트 파텔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는 지난해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25%p 인하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파텔 총재는 고액권 폐기(demonetisation) 이후 중앙은행의 신뢰도 추락에도 별다른 반응없이 인출한도 조정 등 상황 대응에만 급급했다. 이같은 파텔의 행보에 대해 금융시장은 신뢰도를 역행하고 있다고 평가해 왔다. 중앙은행 노조도 독립성 악화를 지적했다.

그런데, 파텔 총재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지난달 우타르 프라데시 주(州)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6조원의 농가부채 탕감’을 반대한 것이다.

인도는 유권자의 2/3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주(州)들도 앞다퉈 빚탕감 도입을 검토중이다. 국책은행 자산의 70%는 이미 악성 기업대출에 묶여 있다. 농가부채 탕감까지 가세하면 은행의 대출창출 능력이 위축되고 투자수요에 부정적일 수 있다. 또한 국책은행 증자 위험과 재정적자를 확대시킬 수 있다.

파텔 총재는 특히 “농가부채 탕감 추진시 앞으로 대출자들의 차입의무감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전형적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텔 총재는 또 지난 2월 회의에서 통화기조를 ‘순응’에서 ‘중립’으로 이동했다. 올 회계연도(17.4~18.3)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4.75%를 위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달에는 매파로 한발 더 옮겼다.

인도 중앙은행은 이달초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부가가치 성장률(GVA) 목표치를 지난해대비 0.7%p 높은 7.4%로 제시했다. 또한 내년 3월말기준 물가 목표치를 4%로 설정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분석기관 롬바르드는 “농가부채 탕감 비판과 물가 목표 제시는 RBI측이 신뢰를 찾아 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고 24일 평가했다. 그러나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몬순기의 강우량 불확실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또한 7월부터 실시될 상품서비스세(GST,부가가치세 성격) 도입도 물가불안 요인이다.

이에 따라 파텔 총재의 물가안정 의지는 고액권 폐기 후유증에 따른 더딘 성장 속 물가 불안이라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할 것이라고 롬바르드는 평가했다. 또한 파텔의 반대 목소리가 정책 신뢰도를 되찾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방까지 빚탕감 확대를 막으려는 정략적 판단에 불과한 것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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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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