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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패션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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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장과 문화 공간이라는 두 지점을 나누는 경계선이 사라지고 있다. 패션 매장과 문화 공간을 합쳐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자 하는 '컬처 마케팅' 시도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문화의 힘을 빌려 브랜드가 내세우는 콘셉트·이미지를 직접 강화하고자 하고, 다른 쪽에서는 트렌드에 맞춘 행사 또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고객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신세계톰보이의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는 이달 중 개최하는 '킹스 오브 파로(Kings of Faro)' 행사로 브랜드와 문화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전국 주요 매장에서 스웨덴 출신 사진작가 안드레 울프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다.

스튜디오톰보이가 굳이 안드레 울프 작품을 전시 테마로 택한 것은 올해 봄·여름 시즌 콘셉트인 '프랑스식 휴가(French Holiday)'와 이번 전시 작품 사이의 접점 때문이다. 휴가를 주제로 한 작품 사진과 시즌 컬렉션이 만나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랜드 자체가 내세우는 이미지와 울프 작품의 감성이 맞물려 브랜드에 대해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는 아시아 최초 LVC(LEVI'S Vintage Clothing) 단독 스토어 오픈 1주년을 기념해 4월 한 달간 매주 목요일마다 LVC 신사 스토어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 미국 1950~1960년대 '비트세대' 관련 여행·음악·영화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전문 평론가의 얘기를 듣고 이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연다. 리바이스 관계자는 "LVC 매장 자체가 오랜 역사를 지닌 리바이스의 빈티지 상품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공간인 만큼, 현재의 고객들이 당대의 문화적 메시지·스토리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듦으로써 브랜드와의 접점을 잇고자 했다"고 전했다.

세간에서 목격되는 트렌드 그 자체를 좇아 문화 행사 테마를 잡는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편집숍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에서는 다음달 초까지 '펑크 인 브리튼(Punk in Britain)' 전시를 연다. 영국 펑크 문화를 이끌며 전 세계 패션·음악에 영향을 미친 주역들을 담은 사진 100여 점을 5월 7일까지 서울 청담점에서 전시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펑크로 대변되는 '유스(youth)' 키워드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고 젊은 층이 이에 열광하는 추세"라며 "패션은 물론 문화 전반에서 펑크가 대세임을 포착해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준야 와타나베, 베트멍 등 글로벌 브랜드가 펑크를 주제로 한 컬렉션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런 경향을 들여와 관련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패션업계는 이들 경우처럼 패션 매장에 문화 공간을 결합하는 시도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이상의 '부가가치'를 원하는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데다 소비자로 하여금 매장 내 제품이 문화가 지닌 품격을 똑같이 지니고 있다고 믿게 만들어 구매 의욕까지 자극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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