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 가보니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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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어느 회사와 견줘도 손색없는 품질 높은 에어백을 하루에 4000개씩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홍차오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 달려 도착한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안내를 맡은 김서홍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장의 표정엔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풍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품질경영으로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2001년 10월 설립된 상하이법인은 축구장 11개 정도 규모인 8만3000m²의 대지 위에 총 건평 4만1000m²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생산법인 외에도 한국에서 수출한 현대기아차의 사후서비스 부품 공급을 책임지는 AS부품법인, 중국 현지 환경 및 규제에 최적화된 부품을 개발하는 연구소와 부품의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센터, 중국 내 핵심부품의 품질을 책임지는 품질센터가 있다. 현대모비스 중국 사업의 축소판 성격을 갖고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직원들이 에어백을 생산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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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서 있는 생산라인에서는 70여명의 직원들이 에어백 생산에 한창인 모습이다. 이곳에선 현대차의 쏘나타, 위에둥, 링동과 기아차의 K2와 KX5에 적용될 에어백을 생산한다.
각 4개 라인씩, 총 12개 라인에서 운전석 에어백과 동승석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을 생산하고 있다. 운전석 에어백과 동승석 에어백은 약 200만대, 사이드 에어백은 약 100만대 분량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에어백은 중국 내 현대기아차공장에 공급된다.
자동화율이 높지만 안전이 중요한 제품 특성 상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간다. 꼼꼼한 관리 덕분에 고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공장 곳곳에 설치된 생산현황 모니터를 보니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고 가동률은 99%를 상회하고 있었다. 마성호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부장은 "가동률은 정해진 시간에 제품을 얼마나 생산하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높은 가동률은 상하이 법인의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생산라인에 붙어 있는 현수막. 품질관리, 자재관리를 확실히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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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센터에 들어서니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시간에 3회씩 하루 평균 25회, 당일 생산된 에어백을 무작위로 뽑아 전개시험실에서 터뜨리고 있는 폭발음이었다. 연구직원들은 1000분의 1초로 찍은 사진을 보며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고 있었다.
전개시험실을 지나자 이번에는 '쿵'하고 둔탁한 충격음이 들린다. 기계에 달린 쇠공이 운전석 모듈 상단 이곳저곳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조석에 앉은 탑승자가 머리에 입게 될 상해의 양을 측정하는 장치다. 여기서 나온 수치들을 토대로 탑승자가 상해를 덜 입는 방향으로 운전석 모듈의 디자인이나 소재 등을 개선하게 된다.
3300m² 면적의 시험센터에는 에어백 전개시험실, 충격시험실 외에도 내구시험실, 재료시험실, 환경시험실, 고분자분석실, 금속 분석실 등 7개의 시험실이 갖춰져 있다. 이 안에는 부품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검증해 줄 환경내구 장비 27대, 성능장비 15대, 계측기 127대 등 총 180대의 시험장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현대모비스 상하이법인 시험센터에서 직원들이 충격 시험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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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모비스는 에어백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보증, 성능보증, 이종방지, 출하관리 등 철저한 품질 보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의 환경과 조건, 규제를 만족하는 부품을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4년 중국 각 생산거점에 흩어져 있던 연구인력들을 상하이 연구소로 불러들였다. 기존 각 공장 소속으로 해당 공장이 생산하는 부품에 대한 연구를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것을 한 곳에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고 있다.
최근 사드 역풍은 이곳에도 불어왔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줄면서 제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도 쪼그라들었다. 주·야 10시간씩 돌던 생산라인은 4월들어 주간만 8시간 운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처 다변화와 고품질 확보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앞으로도 중국 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현지 생산 부품 전체에 대한 독자적 개발 역량을 확보한다는 각오다. 김서홍 법인장은 "주춤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매출처를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품질 1등 제품을 내세워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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