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일자리 최우선의 경제운용을 추진해달라는 주문을 담은 '정책건의서'를 각 정당 대선후보에게 순차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앞서 경총은 지난 21일 주요기업 최고인사책임자(CHO) 간담회를 열어 주요 회원사(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건의서를 확정했다.
경총이 이번에 마련한 ‘신(新)정부에 바란다, 경영계 정책건의’엔 기존 일자리·노사관계 분야 중심의 정책 건의를 포함해 가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진형 보육·교육 시스템 개선, 효율적인 복지·안전·사회보장 정책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국가발전 과제도 포함돼있다.
우선 ‘일자리 전성시대를 열자’는 제언을 통해 △활기찬 시장경제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상생의 노사관계 △효율적인 일자리 정책 △지속가능한 사회보장·안전 시스템 등을 5대 핵심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과 경영환경을 저해하는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세부 추진과제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노사정이 논의해야 할 주요 과제로 △자유 시장경제질서 확립 △합리적 노사관계 환경 조성 △규제개혁 패러다임 전환 △일자리 최우선 정책기반 마련 △서비스산업 성장기반 확충 △모두를 위한 노동시장 환경 조성 △지속가능한 복지원칙 확립 △산업생태계 변화 대응 법·제도 개선 △안전 투자 및 자율예방관리체계 확립 등을 꼽았다.
경총은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을 주문했다. 일자리를 가진 근로자 보호에만 주안점을 둔 현재 노동법 체계에서 벗어나 미취업 청년과 여성 등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신규 진입을 도울 수 있는 공정한 노동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예로 근로자별로 자신에 맞는 근로제공방법과 조건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이른바 '근로조건 개인 맞춤형 ‘근로계약법’ 제정을 들었다.
또 상생의 노사관계를 위해 노사갈등을 유인하는 후진적 시스템과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를 위해 기업 생산활동 유지를 위한 대체근로 허용, 파업 시 시설·직장 점거 금지 도입 등을 제안했다.
경총은 아울러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는 지속가능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안전한 일터 환경 조성을 위해 기업이 나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지 않는 합리적 복지정책 수립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선진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대안으로 주장했다.
경총 관계자는 "새 정부가 국민 일자리 전성시대를 만들기 위해선 효율적인 일자리 정책을 통해 일자리 최우선의 경제운용 기조가 마련돼야 한다"며 "고용영향평가의 확대·강화로 정책 점검 기능을 강화해 일자리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법제도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시장친화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NEET)' 문제와 인문계 등 취약계층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총은 경제민주화 명분으로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기업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는 경제여건과 효율성에 근거해 주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포이즌 필,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 도입 논의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시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살 수 있는 신주인수선택권을 주는 제도다. 차등의결권도 일부 주식에 특별하게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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