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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예능1편 보려면 VOD 2번 결제…MBC, 쪼개기·유사중간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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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예능 프로그램 1·2부 분리편성…사실상 가격 2배인상

뉴스1

MBC 금요 예능프로그램 '발칙한 동거'에 출연하는 블락비 피오, 홍진영, 김구라, 한은정, 양세찬, 용감한형제(왼쪽부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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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MBC가 최근 유료방송 플랫폼에 자신들의 방송 프로그램을 주문형비디오(VOD)로 공급하면서 90분짜리 방송 1편을 자체적으로 1·2부로 쪼개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3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MBC는 지난 14일부터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인터넷(IP)TV 'Btv'에 금요일 예능프로그램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 VOD를 1·2부로 나눠 공급한다는 정책을 전달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콘텐츠 공급자인 MBC의 요청으로 90분 길이의 1회차 프로그램을 1·2부로 분리 편성, 각 회차별로 각각 1500원을 과금한다"면서 "이번 서비스 정책은 해당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시행된다"고 밝혔다.

즉 기존에 90분짜리 예능프로그램을 HD급 화질 VOD로 1편 볼때 1500원만 지불했다면, 앞으로 SK브로드밴드 IPTV에서 MBC '발칙한 동거'를 보려면 3000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VOD 가격이 2배로 인상된 것과 마찬가지다.

시청자들과 유료방송업계는 지상파의 '꼼수 영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VOD에 대해서만 분리 편성을 진행, 가격 인상 효과를 저절로 누리겠다는 것"이라며 "나중에 많은 프로그램으로 확대될 경우 소비자들의 시청권 침해 논란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MBC의 '무리수 영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수요일 심야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 방송 도중 자체적으로 1·2부로 쪼개고 그 사이에 1분간 4편의 광고를 내보냈다. MBC는 "1분 후 더 재미있는 2부가 옵니다"라는 한줄의 자막 안내만 했을 뿐이다.

이같은 분리 편성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한 시청자들은 "방송을 잘 보다가 원하지도 않는 중간광고를 보느라 기분이 상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MBC는 지난 14일 본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와 '발칙한 동거'도 1부와 2부로 나눠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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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MBC는 90분물인 해당 방송을 자체적으로 1부, 2부로 나눠 분리 편성하고 중간에 1분간 광고를 넣었다.(자료=MBC '라디오스타' 캡처) © News1


SBS도 지난해 12월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K팝스타'를 1·2부로 분리편성하고 각각 나눠 유료방송 플랫폼에 VOD로 공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문제는 현행법상 지상파의 중간광고는 엄연히 금지돼 있다는 점이다. 방송법상 현재 지상파에 허용되는 광고는 프로그램·토막·자막·시보·간접·가상광고 등이다. 보편적 공공서비스인 지상파는 프로그램 중간에 시청 흐름을 방해하는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반면 소비자들이 일정금액을 지불하고 보는 유료방송의 경우는 방송 분량에 따라 최대 1분 가량의 중간광고가 허용된다.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분리 편성해 중간에 광고를 도입한 것을 두고 지상파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 중간에 자막으로 분명히 분리편성을 안내했기 때문에 중간광고가 아니며 프로그램 광고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지상파가 이처럼 갖은 논란속에도 꼼수 영업을 펼치는 것은 갈수록 시청시간과 광고매출이 떨어지며 종합편성채널, 케이블방송 등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16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당 하루 평균 방송 시청 시간은 지상파가 90분, 비(非)지상파 채널이 92분으로 나타났다. 비지상파가 지상파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MBC의 경우 지난해 매출 8362억원 중 광고수익이 461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이다. SBS도 지난해 연매출 8291억원 중 광고수익은 4610억원을 기록했다. SBS의 지난해 광고수익도 전년보다 14.1% 줄었다.

담당부처인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가 유료방송에 밀리고 광고매출이 하락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면서 중간광고 도입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면서 "연내에 학계, 업계 등의 전문가와 함께 중간광고 도입 검토를 위한 연구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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