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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TV토론]세탁기, 주적, 강남좌파, 수구...후보들 거침없는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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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이 13일 첫 TV토론에서 가시 돋친 설전이 벌어졌다. 위험 수위에 근접한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한 때 토론장 분위기가 굳어지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첫 번째 순서부터 불꽃 공방을 벌인 후보자들은 향후 예정된 중앙선거위원회 주최 TV토론에서도 난타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각 후보들이 주도권을 쥐고 토론을 할 때마나 나머지 4명의 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받았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공격이 쏠렸다.

■꼬리무는 난타전
평소 거친 발언으로 종종 ‘막말 논란’을 빚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첫 TV토론회에서도 공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다른 4명의 후보를 상대로 전방위전투를 벌였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주적’이라고 겨냥했고 문 후보가 “제가 왜 주적이냐”고 되묻자 “친북 좌파이기 때문이다. 당선되면 가장 먼저 북한 김정은을 찾아간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종북론을 꺼내들어 문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후보도 홍 후보가 기업들이 좌파정치인들의 반기업 정서 때문에 해외로 나간다고 지적하자 “선거 때마다 차떼기로 정치자금을 받고 국정농단사태에서도 재벌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것이 반기업 아니냐”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을 거론하며 보수정당의 정경유착 부패를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보수 적통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감정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홍 후보가 유 후보를 향해 보수 후보를 자처하면서도 정책과 공약이 진보·좌파와 유사하다며 “강남좌파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를 ‘극우·수구’라고 지칭하며 강남좌파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文-安 정면충돌
양자대결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맞대결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주어진 시간 가운데 대부분을 상대에게 쓰면서 ‘양강’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두 후보는 '적폐세력 지지' 발언을 두고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 후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 아니냐"며 "북한에서 촛불집회를 우호적으로 보도하면 촛불집회도 북한과 가까워지는 것이냐"고 반발했고, 문 후보는 "자유한국당 사람들이나 극우논객의 지지는 짝사랑이라고 치자"면서도 "국민의당에서 함께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또 4명의 후보들이 주도권 토론에서 첫 질문을 안 후보에게 할애하자 안 후보는 “제가 가장 주적인가 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가장 먼저 질문을 했다. 양강 구도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劉·沈, 洪에 각 세우기
유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함께 홍 후보에게 각을 세우며 그가 재판 중이라는 점을 들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유 후보는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하느라 대통령이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데 홍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가야 하지 않느냐”고 후보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홍 후보는 “재판을 받으러 직접 가지 않는다. 만약 저한테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저도 감옥을 가겠다”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유 후보는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고 했는데, 국민은 홍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고, 홍 후보는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나왔다. 판결문을 보라"라고 응수했다.

심 후보도 홍 후보의 재판을 문제 삼으며 "고장 난 세탁기에 들어갔다 온 것 아닌가"라고지적하자 홍 후보는 “삼성세탁기였다”고 웃으며 답하며 넘겼다.

심 후보가 또 홍 후보의 ‘꼼수 사퇴’ 논란을 언급, "너무 파렴치한 것 아닌가, 대통령을 하시겠다는 분이 최소한 염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홍 후보는 "다른 후보들도 대선 나오기 전에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실수·농담·해프닝도
얼굴을 붉히는 말싸움 가운데서도 웃음을 짓게 하는 실수와 농담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된 언급에서 이 부회장의 이름을 '이재명'으로 잘못 불렀고, 유 후보를 '유시민'으로 호칭하기도 했다. 홍 후보의 경우엔 정책 발표를 위해 무대로 나왔다가 발표를 마친 후 안 후보의 자리로 잘못 돌아가 앉기도 했다.

토론회 시작 전 리허설에서 문 후보가 "홍 후보 말씀 좀 해주시라. 잘 안 들릴 수가 있다"고 하자 홍 후보는 "문 후보 신수가 훤하다. 불편한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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