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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단독]‘위탁 여아’ 뇌병변·골절 방치한 목사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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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양육 중 뇌출혈 유발…검찰, 아동학대 혐의 구속

생후 14개월 된 영아를 위탁 양육하면서 뇌병변 1급 장애를 일으키게 하고 골절상도 방치한 혐의로 서울 대형교회의 목사 부인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서울의 한 교회 부목사 ㄱ씨(35)의 아내 ㄴ씨(34)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 중상해)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ㄱ씨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13년 11월 태어나 교회 보육원에 맡겨진 김모양(4)을 2015년 1월부터 위탁 양육했다. 그해 9월 어느 날 정씨는 밥을 늦게 먹는다는 이유로 김양의 몸통을 잡고 앞뒤로 심하게 흔들어 뇌출혈 등을 일으키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양은 이 사건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또한 이들 부부는 김양을 위탁 양육한 후 김양의 왼쪽 손목, 늑골 등이 부러졌는데도 방치한 혐의도 있다.

ㄴ씨는 “뇌출혈이 일어난 당일 김양이 밥을 먹다 숨을 못 쉬어 등을 두드리고 흔들자 이물질이 나왔고 의식이 없어 119 신고를 했을 뿐”이라며 “김양이 울거나 보채지 않아 골절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김양이 2세 이하 아이가 심하게 흔들려 뇌출혈을 입는 아동학대(이른바 ‘흔들린 아이 증후군’)를 당한 것으로 보이고 김양이 골절 통증 때문에 울거나 보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ㄱ씨가 119 신고 당시 김양 입에 음식물이 없었다고 말한 점, ㄱ씨의 친아들이 처음에는 “(김양이 응급실에 간 날) 엄마가 김양을 혼냈다”고 말했다가 이후 “잘못 말했다”고 진술을 바꾸는 등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ㄴ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이번 사건 수사는 김양을 응급실에서 처음 진료했던 병원 의사의 신고로 시작됐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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