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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여성은 ‘갈등 유발’, 남성은 ‘갈등 해결’···드라마 속 성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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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10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에서 방송한 드라마 132편을 분석한 결과 ‘갈등유발자’로는 여성이, ‘갈등해결자’로는 남성이 더 많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드라마 속 주·조연의 직업군으로 남성은 자영업자, 의사, 검사, 장관, 국회의원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전문직이, 여성은 판매사원, 아르바이트, 주부, 공장노동자 등 비전문직이 많았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5~10월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인터넷 기사, 일간신문, 잡지 등에 대한 정기모니터링과 ‘뉴스 미디어와 여성 폭력’, ‘리우 올림픽 중계방송 성차별성’, ‘온라인 속 성차별 사례’를 주제로 한 이슈 모니터링 형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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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62편에서 출연자 중 여성은 36.5%로 남성(63.5%)의 절반을 조금 넘었다. 주 진행자는 남성이 67명, 여성 32명으로 주로 남성이 프로그램을 주도했다고 양평원은 설명했다.

양평원은 드라마에서 104건, 예능에서 22건의 성차별적 내용을 발견했다. 드라마의 경우 남성 등장인물이 연주 중인 기녀에게 술잔을 던지며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여자에게 분노를 분출하는 등 여성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 의존 성향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다. 예능은 출연자가 선정적 옷차림으로 춤을 추는 등 외모지상주의와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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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와 일간지·인터넷신문 등 18개 뉴스미디어의 성폭력 사건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뉘앙스의 보도가 16건, 성폭력을 선정적으로 표현한 보도가 27건, 성폭력 과정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한 보도가 15건,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보도가 23건이었다.

리우올림픽 중계방송의 경우 중계진 1200명 중 남성이 986명(82.2%)으로 여성(214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차별 발언은 모두 26건이었다. ‘살결이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 등 선수들을 여성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양평원은 “매달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심의·개선을 요청해 19건의 시정조치를 얻어냈다”며 “방송제작자를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하고 방송사 차원의 자체심의에서 양성평등 관점이 좀더 강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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