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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최태원·신동빈 회장, 청와대 압박에 빚내서 ‘박근혜 주도’ 청년펀드 수십억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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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주도해 만든 청년희망펀드에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은행 빚까지 냈었다고 연합뉴스가 26일 보도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재를 털었는데 재벌 총수가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혹시나 불이익을 입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재계와 기존 검찰 조사, 최순실씨 공판 과정에서 나온 발언 등을 종합하면 최 회장과 신 회장은 2015년 11월 청년희망펀드에 각각 사재 60억원, 70억원을 출연하면서 현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보유주식 기준으로만 보면 최 회장이 가진 주식 자산가치는 3조6000억원(국내 5위), 신 회장이 가진 주식 자산가치는 1조4000억원(국내 12위)에 달한다.

그러나 당시 최 회장은 광복절 특사로 수감 생활에서 벗어난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아 수중에 현금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약 30%를 매수하는 데 사재 1000억원을 털어 넣은 뒤였다. 롯데그룹의 ‘거미줄식’ 순환출자 구조에 비판 여론이 일던 시점이었다.

두 회장 모두 수십억원대 현금 출연을 위해 은행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였던 것이다.

지난해 11월 두 회장을 조사한 검찰은 수중에 돈이 없는 상태에서 이들이 돈을 빌려서까지 재단에 굳이 출연한 이유에 주목했다. 혹시라도 대가성을 띤 게 아닌지 의심한 것이다. 최 회장은 조사에서 “청년희망펀드에 대통령도 출연했기 때문에 저도 해야 한다고 실무진이 권했다”고 진술했다. 신 회장은 “고(故) 이인원 부회장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이라 우리만 안 내면 안 된다’고 해서 70억원을 냈다”고 비슷한 취지로 답변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이미 200억원을 내, 재벌가 총수들이 돈을 낸 상황에서 자신만 빠지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는 것이다.

청년희망펀드는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기부를 받아 조성된 공익신탁형 기부금으로, 2015년 박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청년희망재단이 운영하며 청년 일자리창출사업과 지원사업에 재원을 활용한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3월 현재 누적 기부액은 1462억원이다.

펀드 조성 당시엔 취지는 좋지만, 기부금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의 실효성이 낮아 보인다는 평가와 기업 ‘팔 비틀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노동계의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경향신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부터).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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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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