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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급행료예요" 수표 1천만원 넣은 작은 책자 공무원에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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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중부경찰 50대 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 불구속 기소 의견 검찰 송치

연합뉴스

책 속에 발견된 수표 1천만원 '급행료'
(부산=연합뉴스) 철도시설공단에 신청한 폐선부지 사용허가의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며 책갈피에 1백만원 수표 10장(사진)을 넣어 담당 직원에게 보낸 50대가 경찰에 입건됐다. 2017.3.23 [부산 중부경찰서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철도시설공단에 신청한 폐선부지 사용허가의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며 책갈피에 1백만원 수표 10장을 넣어 담당 직원에게 보낸 50대가 경찰에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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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부경찰서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 중부경찰서는 23일 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로 휴게소 업주 김모(53)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 1월 5일께 부산 중구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영남본부 담당 직원에게 빠른 민원 처리를 부탁하는 문자를 보낸 뒤 100만원짜리 자기앞 수표 10장이 든 작은 책자를 우편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좋은 생각' 책 속에 총 1천만원의 수표와 함께 '사용 후 폐선부지를 원상 복구하겠다'는 공증 각서를 함께 넣어 우편물로 보냈다.

김씨는 앞서 공단 담당 직원에게 '옛날에는 급행료가 있어 참 좋았는데, 요즘은 김영란법 때문에 뭐라 말씀도 못 드리고…저의 방식대로 시급성을 해결하면 안 되는지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씨 명의의 우편물을 받은 공단 직원은 책 속에서 10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발견하자 곧바로 부정금품 접수신고를 했다.

경찰 조사결과 부산의 한 휴게소 업주인 김씨는 국가하천정비계획에 따라 휴게소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감속 차로를 확보하려고 공단에 폐선부지 사용허가를 신청했다가 원상복구가 어렵다며 불허되자, 폐선부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겠다며 허가 변경 신청을 한 뒤 직원에게 '급행료'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급행료는 민원인이 관공서에서 업무를 볼 때 빠른 처리를 위해 직원에게 건네는 뒷돈을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감속 차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휴게소 신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김씨가 조급한 마음에 '급행료'를 보냈다"며 "이번 일로 폐선부지 사용허가는 힘들어져 결국 인근 땅을 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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