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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대선정국 꿰뚫는 입센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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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 기념작

김광보 연출의 '왕위 주장자들

왕권다툼 다룬 대작…시대 통찰 예리

154년만에 국내 초연 정치시대극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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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선 시기와 맞물려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관통하는 정치극이 무대에 오른다. 154년 전 이야기지만 인간심리의 변화와 날선 대사, 특유의 통찰로 시대를 꿰뚫는다. ‘인형의 집’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왕위 주장자들’(3월 31일~4월 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이다.

극이 쓰인 지 154년 만에 국내 초연이다. 서울시극단이 창단 2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자 올 시즌 첫 공연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은 최근 기자와 만나 “대본을 받았을 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우리 시대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우연의 일치”라면서 “왕위나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보다도 세 주인공의 내면 심리상태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 연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센이 1863년에 쓴 작품은 치열한 왕권다툼 과정을 그린 5막 대작이다. 13세기 노르웨이에 스베레왕 서거 후 호콘왕과 스쿨레 백작이 벌이는 왕위다툼은 2017년 봄 대한민국을 제대로 반영한다. 특히 “드디어 내가 노르웨이의 왕이다”(호콘왕), “왕국을 다스리는 건 나다”(스쿨레 백작)라는 대사는 공교롭게도 지금의 대권주자의 선언과 겹친다.

각색을 맡은 작가 고연옥도 “지금까지 본 입센 작품과 달리 작품을 끌어가는 사건이 외부가 아닌 인물들의 내면과 갈등, 욕망의 충돌에서 파생한 거라 현대극의 요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정교한 심리 묘사와 방황을 톺아보는 만큼 현대적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 예술감독은 “절망의 시대를 지나서 희망을 제시하려는데 과연 그 희망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요 3명의 등장인물은 배우 유성주(스쿨레 백작), 유연수(니콜라스 주교), 김주헌(호콘왕)이 연기한다. 이들 외에도 서울시극단 1997년 창단 멤버인 강신구를 비롯해 이창직·최나라·이지연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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