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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대우조선, 금융권 위험노출액 21조원…은행·증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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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위험노출액 11.3조원, 하나·국민銀 순이익 대비 50% 넘어… 동부·하이·유안타도 부담 과도해]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면서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 전체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2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보험과 증권의 경우 은행보다 규모 자체는 작으나 순이익 대비 높은 비중으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2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 금융권 위험노출액은 2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이 19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이 1조3000억원, 증권이 135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대우조선해양 관련 여신의 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유동성 위기로 향후 건전성 분류가 '고정이하'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추가적인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등 부담이 발생한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건전성이 고정이하로 분류될 경우 기체결된 선박건조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고 선주가 RG(선수금환급보증)를 제공한 은행과 보험사 등에 반환을 요구하면 RG가 대출채권으로 전환된다"며 "은행은 충당금 적립률을 높여야 하고 보험사와 증권사는 현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중 위험노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KEB하나은행으로 71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2300억원 대비 58.08% 수준이다. KB국민은행 위험노출액도 5129억원으로 당기순이익(9678억원) 중 52.99%를 차지했다.

위험노출액 규모가 가장 큰 수출입은행의 경우 11조3144억원을 나타냈다. 자기자본 11조6267억원에 비해 불과 3000억원가량 낮은 금액으로 해당 여신이 모두 손실을 기록할 경우 대규모 정부지원이 불가피하다. NH농협은행도 8884억원의 위험노출액을 기록했다.

이 실장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보다 위험노출액이 적은 수준이라 신용등급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대우조선해양 추가지원에 나서는 경우에는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은행의 경우 대우조선해양과 직접적인 거래규모는 작으나 협력업체를 차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경우 규모 자체는 은행보다 적은 수준이나 순이익 대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시 부담이 될 만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동부증권은 241억원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64억원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다. 하이투자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13억원, 회사채 보유액 400억원으로 위험노출액 수준이 높았다. 유안타증권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보유액 200억원에 당기순이익 313억원을 기록했다.

이 실장은 "동부증권과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대비 위험노출액 수준이 커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며 "KB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억원 적자지만 합병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많았고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을 넘어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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