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동숭동에 문을 연 이 공연장은 2006년 5월 현재 위치로 옮긴 뒤 ‘하녀들’ ‘수업’ ‘갈매기’ 등 고전을 비롯해 실험적인 작품 160여 편을 무대에 올렸다. 연희단거리패 뿐 아니라 다른 극단의 작품도 공연했다.
완성도 높고 참신한 작품이 꾸준히 공연되면서 게릴라극장은 ‘오프 대학로의 중심’ ‘소극장 연극의 메카’로 불렸다. 하지만 경영난에 시달려 결국 극장을 매각하게 됐다. 앞으로 극장은 다른 용도로 전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릴라극장은 폐관 공연으로 연극 ‘황혼’을 30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올린다. 알프스의 관광객을 상대로 산짐승의 울음소리를 흉내내주며 살아가는 70대 시각장애인에게 50대 매춘부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투리니의 작품으로 시각장애인 노인 역에 명계남, 매춘부 역에 김소희가 출연한다. 게릴라극장 예술감독인 채윤일 씨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게릴라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작품이다.
연희단거리패는 지난해 종로구 창경궁로에 개관한 소극장 ‘30스튜디오’에서 공연을 올리며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75석 규모의 30스튜디오가 있는 건물에는 카페와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의 숙소도 있다.
극단 측은 “10년 넘게 매일 불을 밝히던 게릴라극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이곳을 거쳐 간 연극인들과 관객들의 열정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게릴라극장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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