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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히말라야 오지에 심는 홀로서기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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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코루 초등학교 신축교실 입구에 우민재단 장덕수이사장이 건물을 기증했다는 현판이 붙어있다.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가 있는 곳.'신(神)들의 고향' 네팔 오지마을에 한국의 개인재단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고있어 현지 주민들의 감사함이 넘쳐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소재한 (재)우민재단(이사장 장덕수)은 2년전 부터 세계5위 고봉인 마칼루(8,463m)산군 마을인 셀코루와 산 하나 사이를 두고 있는 싱가네 마을에 염소를 입식시키고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 교실을 지어주는 등 글로벌 차원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 이사장과 이마을의 인연은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우민재단을 출범시킨후 지역 체육 유망주와 소외계층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네팔의 실상을 듣고 선뜻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고 대상지역을 알아보던중 청주 산악인들과 인연이 많은 현지인 소개를 받아 우리와 뿌리가 비슷하고 제기차기 등 문화도 닮은 점이 있는 셸파족 집성촌인 이곳을 현지 답사를 한 뒤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장 이사장은 그러면서 기존의 돈만 보내주는 방식이 아닌 자립형 지원을 하기로 마음먹고 현지인들에게 동의를 받고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즉 이 두곳 마을 가구수가 180여 호인 점을 파악하고 3년간 한집당 한마리씩의 염소를 사주는 대신, 주민들은 이를 잘 키워 새끼를 낳거나 되파는 등의 수익이 발생되면 절반을 마을 학교에 지원하는 방식을 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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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받은 염소가 낳은 새끼 염소를 안고 웃음을 짓고 있다.
산골 오지마을에서 감자 등 밭농사 등으로 별다른 수입이 없는 주민들로서는 염소 한마리면 상당한 재산가치를 느낄수 있는 것이기에 흔쾌히 동의를 했고 2년전 60마리, 지난 해 60마리 등 120마리를 구입해 지원해줬고 올해도 다음달 3차분 60마리가 입식된다. 입식 비용은 한번에 약 1천만원으로 총비용은 3천만원 정도이다.

주민들은 올해 입식이 끝나면 내년부터 발생되는 염소 수익중 절반은 본인이 갖고 나머지는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지원을 하게 된다. 현재 이 두마을에 염소는 140여 마리로 불어났다.

장 이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한국을 출발해 비행기, 자동차, 도보로 꼬박 3일 걸리는 이 마을을 직접 방문해 마을 대표들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2015년 봄 네팔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둘러본 뒤 이를 지어주기로 약속하고 귀국 후 2만5천달러(약 3천만원)의건축비용을 전액 지원해 학생들의 배움 터전을 새로 만들어 주기로 했다. 네팔 교육당국의 지원을 기다리기에는 백년하청인 현실에서 장이사장의 결정은 주민들로서는 엄청난 선물을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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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코루와 싱가네에 신축된 교실 전경. 지진에도 견딜수 있게 건축됐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건너간 이 돈으로 공사를 시작해 이달 마침내 두동의 학교 건물을 완공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해발 2천m에 고지인 여건상 주민들이 조랑말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직접 등짐을 지고 시멘트 등 자재를 운반하는 등 자녀들을 위해 땀을 쏟았다. 그렇게 힘이 들어도 자식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더한 고생도 감내할 수 있다는 것과 운좋게 우민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역시 신의 은총이라 받아들였다.

이렇게 세워진 학교는 지난 3월 13, 14일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의미있는 준공식을 가졌다.

13일의 셸코루초등학교 준공식은 동네잔치나 다름 없었다. 방문객에게 장이사장 감사패를 전달한 것을 비롯해 기증현판식을 가진데 이어 장기자랑과 학생들 전통무용 공연, 그리고 주민들이 어우러진 흥겨운 축제 한마당이었다.

이자리에서 카지 따망 교장은" 한국 우민재단의 도움으로 무너진 자리에 훌륭한 교실이 들어섰다"며 "염소 지원도 감사한데 교실까지 새로 지어줘 정말 감사하고 약속한대로 염소 잘 키우고 학생들을 잘가르키겠다"고 다짐했다.

이튿날 열린 싱가네 초등학교 교실 준공식도 소박하지만 주민들이 진심으로 도와준 데 대한 감사한 마음의 표현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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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네마을의 파상셀파와 관리를 맡고있는 앙 치링셸파가 염소새끼를 안고있다.
이마을 주민인 파상셀파는 "지난 해 염소 한마리를 받았는데 지금은 새끼가 두마리가 더 생겼다"면서 "우리집 재산목록 1호가 바로 염소인데 여기다 학교까지 새로 지어주니 정말 고맙기가 그지없다"고 말했다.

장이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목표를 두고있다. 그것은 네팔에 자립형학교를 하나 지어 배움을 통해 장차 사회와 국가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자 하는 것.

비록 오지 조그마한 마을의 자립갱생을 위해 많지않은 도움을 주고 아직도 끝없는 원조의 손길이 필요한 마당이지만 잡은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잡는 법을 알려줘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네팔 국민들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밝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교육에 대한 글로벌 투자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많은데 굳이 네팔에다 그러느냐는 소릴 듣지만 장이사장은 같은 기부라도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기븜을 공유하는 것이 더 보람되는 것 아니냐며 병행할 생각을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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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사장의 작은 소망속 출발이 큰 결실로 다가올 수 있도록 적지않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두곳 마을의 네팔인들 스스로도 생각의 변화와 삶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현재 진행형인 우민재단의 네팔 프로젝트는 분명 그 어떤것과 견주어도 뒤질 것이 없는 큰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나마스떼 (당신안의 신성(神聖)에 경배한다는 네팔 인사말)

카트만두 /왕추셸파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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