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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WBC] 미국의 51번째주? 본토 뛰어넘으려는 야구 강소국 푸에르토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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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네덜란드에 4-3으로 꺾어

미국-일본 준결승 승자와 우승 놓고 대결

야구종주국이자 본토인 미국과 대결도 가능

중앙일보

1회 송구로 주자를 잡아낸 푸에르토리코 포수 야디어 몰리나. MLB 최고 포수로 불리는 몰리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공을 받는 동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결승라운드에서 만나자"는 말을 오승환에게 하기도 했다.[사진 MLB.com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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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강소국' 푸에르토리코가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속령인 푸에르토리코와 야구종주국이자 본토인 미국과 대결도 가능해졌다.

푸에르토리코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WBC 준결승에서 네덜란드를 4-3으로 물리쳤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번 대회에서 7전 전승을 거두며 2013 WBC에 이어 2회 연속 결승에 올랐다. 푸에르토리코는 4년 전엔 도미니카공화국에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는 이번에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결승전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네덜란드는 1회 안드렐튼 시몬스(LA 에인절스)의 안타와 잰더 보가츠(보스턴)의 몸맞는공을 묶어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타석 때 보내기번트를 위해 스타트를 끊었던 시몬스가 푸에르토리코 포수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의 송구에 걸려 횡사했다. 프로파도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 찬스를 살리는 듯 했지만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포수 몰리나가 1루수 리베라에게 공을 건네 태그아웃시켰다. 네덜란드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는 순간 4번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해결사로 나섰다. 발렌틴은 푸에르토리코 선발 호르헤 로페스(밀워티)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발렌틴은 이번 대회 홈런(4개)·타점(10개) 1위를 질주했다.

푸에르토리코도 곧바로 반격했다. 1회 말 1사 뒤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카를로스 코레아가 네덜란드 선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2-2 동점. 기세를 탄 푸에르토리코는 2회 말 T.J.리베라(뉴욕 메츠)의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5회 초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발렌틴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발렌틴은 푸에르토리코 두 번째 투수 헥터 산티아고(미네소타)로부터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산티아고는 조나단 스쿱(볼티모어)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낸 뒤 숀 자라가(LA 다저스)를 상대했다.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가 어깨 부상으로 빠지면서 7번에서 6번으로 올라간 자라가는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려 발렌틴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1루주자 스쿱이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좌익수 앙헬 파간(샌프란시스코)-2루수 카를로브 바에스(시카고 컵스)-야디어 몰리나의 태그로 이어진 중계플레이가 빨랐다.

두 팀은 이후 연장 10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기회를 여러 차례 주고 받았으나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네덜란드 대체 엔트리에 포함돼 준결승부터 합류한 켄리 잰슨(LA 다저스)도 모습을 보였다. 잰슨은 다저스타디움의 수호신답게 9회에 등판해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그는 2009 WBC에선 포수로, 이번 대회에선 투수로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결판은 연장 11회에 났다. 승부치기(무사 1·2루로 공격 시작)로 진행된 11회 초 공격에서 네덜란드는 번트와 고의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커트 스미스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쳤다. 반면 네덜란드는 똑같은 1사 만루에서 에디 로사리오(미네소타)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 승리를 따냈다.

푸에르토리코는 카리브해 서인도 제도에 있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5배 정도인 1만3970㎢, 인구는 부산과 비슷한 360만 명이다. 15세기 후반부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으나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이 점령했다. 군정이 끝난 1952년부터는 미국령 아래의 자치공화국이 됐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51번째 주(州)로 편입되는 것을 두고 세 차례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자치령으로 남아 있다. 미국 시민권은 있으나 선거권은 없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푸에르토리코는 야구 인기가 높다. 200여 명이 넘는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다.월드시리즈와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하는 등 중남미 선수들의 MLB 성공의 발판이 된 로베르토 클레멘테(1972년 사망)가 대표적인 푸에르토리코 출신 스타다. 미국을 싫어해 '갓 블레스 아메리카'가 나올 때 벤치로 들어가버렸던 카를로스 델가도(은퇴) 역시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푸에르토리코는 본토인 미국과 야구 최강의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있다. 2라운드 F조 2위로 준결승에 오른 미국이 E조 1위 일본과 맞붙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결승에 오른 적이 없은 미국은 메이저리거들을 대거 합류시켜 호화군단을 구성했다. 일본은 메이저리거는 1명 밖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2라운드까지 6연승을 질주했다. 22일 오전 10시 열리는 미국-일본전은 JTBC3 FOX SPORTS가 중계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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