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 초 1사 1·2루의 찬스에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LG 트윈스 오스틴 딘.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대 투수는 KT 위즈의 웨스 벤자민.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1)은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가을 하늘을 가르는 3점 홈런. 야구팬들에겐 낯설지 않은 장면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타점왕 오스틴이 또다시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오스틴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앞세워 6-5로 이겼다.
지난 5일 안방에서 1차전을 먼저 내줬던 LG는 이로써 6일 2차전과 이날 3차전에서 잇따라 승리해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확률은 100%다.
두 팀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벌인다. LG가 이기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KT가 승리하면 11일 5차전을 치른다. LG는 디트릭 엔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각각 4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오스틴은 LG가 2-3으로 끌려가던 5회 해결사 본능을 폭발했다. 문성주의 볼넷과 신민재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2루의 기회에서 KT 선발 투수 벤자민의 초구 컷패스트볼(시속 141㎞)을 있는 힘껏 걷어 올렸다.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였다.
오스틴이 때린 공은 130m를 날아 좌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졌다. 오스틴은 의기양양하게 그라운드를 돈 뒤 더그아웃에서 환호하는 동료들 품에 안겼고, 3루 쪽 LG 관중석은 터질 것 같은 환호로 뒤덮였다.
오스틴은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LG와 KT는 한국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맞선 상황에서 3차전을 치르던 참이었다. 0-0으로 팽팽하던 3회 2사 2·3루에서 KT 벤자민과 LG 오스틴이 맞닥뜨렸다.
그때도 오스틴은 선제 3점 홈런을 터트려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11개월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투수를 상대로 다시 값진 1승을 만들어내는 한 방을 날렸다. LG전 통산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 중이던 ‘천적’ 벤자민(5이닝 5실점 4자책점)은 오스틴의 한 방에 무너졌다.
오스틴은 역대 LG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지난해 LG에 입단하자마자 해묵은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었고, 팀을 29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LG와 재계약한 올해도 그의 배트는 힘차게 돌아갔다. 올 시즌 홈런 32개, 132타점을 기록하면서 LG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스틴의 3점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기분 좋은 상상이 계속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반면 이강철 KT 감독은 “단기전은 장타가 경기를 지배한다. 그 홈런으로 흐름을 넘겨준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LG의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의 역투도 빛났다. 데뷔 후 가을야구 무대에 처음 나선 손주영은 3회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뒤 5와 3분의 1이닝을 볼넷 없이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역대 LG 투수 중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선수는 김용수-김기범(이상 1990년)-최향남(1998년)-윤지웅(2014년)에 이어 손주영이 다섯 번째다.
손주영은 올해 정규시즌 28경기 중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 역할을 맡은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 투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수원=배영은·김효경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