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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檢 출두한 박 전 대통령, 삼성동과 서초동은 긴장·혼란의 연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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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21일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은 긴장과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침부터 박 전 대통령 자택과 중앙지검 등으로 몰려든 지지자들과 취재진, 이를 통제하려는 경찰이 뒤엉키면서 큰 혼란이 빚어진 것이다.

■몰려든 지지자들, 예민해진 주민들
검찰 출석을 앞둔 이날 아침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서는 경호원 등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출석을 준비했다. 박 전 대통령 미용을 담당하는 토니앤가이 정송주 원장과 정매주 자매는 오전 7시10분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분주한 움직임 속에 8시께부터 손에 태극기를 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모인 지지자들은 100여명었다.

이들은 손글씨로 '고영태부터 수사하라'고 적은 도화지를 든 채 박 전 대통령은 억울하다고 소리쳤다. 또 박 전 대통령 자택 벽에는 장미꽃과 함께 헌재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에는 "빼앗긴 헌법 84조, 주권자인 국민이 되찾겠다"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헌법 84조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인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시간이 다가오면서 지지자들의 외침은 더욱 커졌다. 일부는 자택 앞 도로에 드러눕거나 주저앉아 경찰이 나서기도 했다.

9시15분께 박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와 차량에 올라탔다. 차량에 올라타기 전 잠깐 얼굴을 비쳤으나 말이 없었다. 다만 차량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시간이 학생들의 등교 시간과 겹쳐 인근 삼릉초등학교 학부모들의 걱정이 컸다. 학교 통학로가 박 전 대통령 자택 바로 앞이어서 초등생 안전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학부모들은 등교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아이를 등교시키거나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한 동네 주민은 "대통령 취임해서 환송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안타깝다. 이제 성실하게 조사 받고 나라도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며칠 동네가 소란스러웠다. 수사가 제대로 진행돼 합당한 처벌을 받고 의혹도 다 해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朴 조사받는 날도 "탄핵 무효"VS "구속"
혼란스러웠던 삼성동 자택을 떠난 박 전 대통령은 8분만에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마련된 포토라인에 섰다.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 터지기 시작했고 하늘에서는 방송사 헬기와 드론이 박 전 대통령의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입을 연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짧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며 짧은 소회를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한 시각, 청사 서편과 동편 밖은 집회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반대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집회 참가자 100여명은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구호와 함께 야유로 응수했다.

이날 청사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나 반대자 측이 청사에 침입하는 것을 대비해 서초역 방향 청사 서편 출입문은 아예 폐쇄됐다. 검찰 보안요원들은 청사에 출입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거나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경계와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소지품 검사와 소형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몸수색도 이뤄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자들간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자택 인근에 경력 12개 중대(960명)를 투입했고 서초동에는 경찰 24개 중대 192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간 몸싸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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