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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세계적 소프라노' 임세경 "죽다 살아난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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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 '팔리아치 & 외투' 공연

뉴스1

소프라노 임세경(중앙)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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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오페라 '팔리아치 & 외투'은 제게 여러 면에서 특별한 작품입니다. 하룻밤에 두 작품을 출연하는 것도 특별하지만 춤까지 춰야 합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과 춤추는 것을 정말 못하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이번 무대에서 죽다 살아난 임세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소프라노 임세경(42)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연습동에서 열린 오페라 '팔리아치 & 외투' 간담회에서 "국립오페라단의 무대는 2015년 '처용'이후에 2년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프라노 임세경은 지난해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출연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2016년 1월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나비부인' 주역으로 출연했으며 이어 8월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대표작인 아이다에서 주역도 맡았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페스티벌인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한국인이 주역으로 선 것은 102년 역사상 처음이며, 세계 5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한국인 소프라노가 주역으로 선 것은 조수미, 홍혜경에 이어 세번째다.

국립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의 3대 걸작' 중 두 작품을 묶은 '팔리아치(Pagliacci) & 외투'를 4월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임세경은 이번 공연에서 '팔리아치'의 넷다와 '외투'의 조르젯타 1인 2역으로 출연한다.

임세경은 넨다와 조르젯타가 죽음을 맞는 것이 비슷하지만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유랑극단 무대에서 서는 넷다는 관중 앞에서 끼를 발산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강한 성격이지만 거룻배 선장의 아내인 조르젯타는 열악한 환경에 지쳐 연약해진 여자"라며 "사실주의 오페라인 두 작품을 하루에 소화하는 만큼 두 인물의 서로 다른 성격을 잘 살린 음색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는 1890년대부터 1900년대 초기까지 유행했으며 역사적 사건이나 신화 속의 소재를 거부하고 현실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아내 무대에 올렸다. 사실주의를 뜻하는 이탈리아 말인 '베리스모'(Verismo)를 써서 흔히 '베리스모 오페라'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작곡가는 '외투'를 작곡한 자코모 푸치니(1858~1924)를 비롯해 루제로 레온카발로(1857~1919), 피에트로 마스카니(1863~1945) 등이 있다.

베리스모 오페라의 3대 걸작은 '팔리아치'와 '외투'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함께 꼽힌다. 현대에 와선 작품 하나의 공연시간이 짧아서 두 작품을 묶은 형식으로 공연한다. 일반적으론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의 조합을 무대에 많이 올린다.

국립오페라단은 일반적인 조합에서 벗어나 팔리아치와 외투를 묶어 이번 무대를 채운다.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오페라 '팔리아치'는 화려한 삶 이면의 외향적 슬픔과 잔인함을 이야기하지만 '외투'는 밑바닥 인생의 내적 슬픔을 다뤄서 상반되는 작품"이라며 "두 작품을 한 무대에 펼쳐내는 낯선 조합을 통해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자 한다"고 했다.

오페라 '팔리아치'는 루제로 레온카발로가 작곡한 2막의 오페라이며 1892년 밀라노에서 초연했다. 레온카발로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팔리아치'는 유랑극단의 광대가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벌어지는 비극을 다뤘다. 또 오페라 '외투'는 푸치니가 1918년에 단테의 신곡에 영감을 받아 발표한 오페라 3부작 중 하나다. '외투'는 지옥편에 해당하며 하층민이 겪는 애욕을 다뤘다. 다른 두 편은 '수녀 안젤리카'(Suor Angelica)와 '잔니스카키(Gianni Schicchi)다.

이번 공연에선 동일한 제작진과 주요 출연진이 두 작품을 함께 책임진다. 주세페 핀치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페데리코 그라치니가 연출을 맡았다. 지휘자 주세페 핀치는 두 작곡가의 특성이 다르지만 사실주의라는 공통점을 잘 살려 무대에 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레온카발로는 바그너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푸치니는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등에게 다양한 영향을 받았다"며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열정적 사랑과 범죄라는 소재를 쓴 사실주의 오페라의 공통점에 주목해 하나의 무대에 올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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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주세페 핀치(중앙)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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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팔리아치 & 외투'에는 임세경 뿐만 아니라 정상급 기량의 성악가들이 대거 합류한다. 임세경과 함께 사이요아 에르난데스(Saioa Hernandez)가 번갈아 팔리아치의 '넷다' 역과 외투의 '조르젯타' 역을 소화한다. 테너 가수 루벤스 펠리차리(Rubens Pelizzari)와 칼 태너(Carl Tanner)가 팔리아치의 '카니오' 역과 외투의 '루이지' 역을 번갈아 맡는다.

'팔리아치'의 벱페, '외투'의 틴카, 벤디토레까지 1인 3역을 소화하는 테너 민현기를 비롯해 베이스 바리톤 최웅조, 바리톤 박정민,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바리톤 서동희, 베이스 최공석 등이 이번 무대에 함께한다.

특히, 미국 출신의 칼 태너는 이미 세계 무대를 제패한 테너 가수로 평가받는 예술가다.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로열 오페라, 파리 국립극장, 워싱턴 오페라, 도쿄 신 국립극장, 베를린 도이치오퍼, 피렌체 오페라, 마드리드 왕립오페라, 바르셀로나 리세우극장 등 세계 유수의 극장에서 연주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201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팔리아치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김학민 예술감독은 "국립오페라단이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중반까지 이어지는 시즌제를 운영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새로운 년도가 시작돼 올리는 첫작품에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다"며 "소프라노 임세경 등 하나하나 거론하기 벅찬 출연진과 제작진이 합심해서 이번 공연을 올리겠다"고 했다.

입장료 1만~15만원. 문의 (02)580-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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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오페라 '팔리아치 외투' 포스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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