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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원수지간'으로 법정서 모인 롯데 삼부자, 시발점은 '형제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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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비리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신격호(왼쪽부터)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배정한, 임영무,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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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경영원 다툼으로 '가족'에서 '원수지간'으로 전락한 롯데 삼부자가 20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후 5개월 만에 열린 정식 재판에서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1시 45분쯤 가장 먼저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한 신동빈 회장은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라며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답한 뒤 법원으로 들어갔다. 약 5분 뒤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원에 출석했으나 취재진의 질문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 2시 16분쯤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청사에 도착해 롯데가 삼부자가 법원에서 회동하게 됐다.

이들은 피를 나눈 혈육이지만 경영권을 두고 등을 돌렸고 결국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 2015년 일명 '형제의 난'이 롯데가(家)를 뒤흔들어 놨다. 그렇다면 창립 이후 그룹 최대 위기 상황까지 치닫게 한 '형제의 난'은 무엇일까.

결국 경영권이었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연말,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의 모든 직위를 해임당했다. 반대로 차남 신동빈 회장은 차기 총수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위기를 느낀 신 전 부회장은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손을 잡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설득해 경영권 탈환을 시도한다.

그리고 2015년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과 함께 일본으로 날아가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을 전격 해임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데타'는 하루를 넘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은 해임 결정이 불법이라며 아버지 신 총괄 회장을 강제 퇴진시키고, 해임 결정도 무력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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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아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결국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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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롯데 총수 일가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며 등을 돌리게 됐고, 경영권 승계 싸움은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직무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시작으로 동생의 부실 경영을 폭로했다.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여러 경영 비리 의혹이 고개를 들면서 검찰이 나서게 됐다. 각종 비리와 관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롯데그룹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결국 총수 일가는 불법 비자금 조성과 배임 등으로 기소됐다.

신동빈 회장은 크게 세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총수 일가에 508억 원의 부당 급여 지급한 혐의를 시작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 모녀가 운영하는 회사에 사업권을 몰아줘 롯데그룹에 774억 원의 손해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계열사 끼워넣기' 등 방법으로 회사에 471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계열사 임원으로서 특별한 업무 수행 없이 391억 원의 부당 급여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차명으로 보유했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신영자 이사장과 서미경 씨 모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858억 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로 재판장에 서게 됐다.

결국, 경영권 승계를 두고 등을 돌린 두 형제의 싸움이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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