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朴독대한 뒤 미르·K스포츠재단 50억 출연한 포스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권오준 회장 "재단출연 이유, 靑 주도 사업이라서"

"어처구니없는 일"…내부 검토절차 없이 졸속 출연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61) 재판에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한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67)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50억원 가깝게 출연하기로 결정한 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65) 등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권 회장은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이유는 재단이 대통령의 관심 사업이고 청와대가 주도하는 사업이라서 였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권 회장은 청와대의 요구를 거절하면 기업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출연 요청에) 어느 정도 부담을 가진 게 사실"이라며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한) 경제수석은 저희로선 신경이 쓰이고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독대에서 자신에게 직접 이런 이야기를 언급했다고도 털어놨다.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2월22일 대통령과 독대를 가졌다. 그는 "대통령이 여러 문화창달 사업과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독대에서 직접 스포츠단 창단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배드민턴팀 창단 이야기도 해 기업들이 스포츠단 창단에 참여해 도움을 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후 안 전 수석으로부터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의 연락처를 받아 황은연 사장에게 전달한 후 조 전 대표와 만나게 했다는 것이다.

뉴스1

권오준 포스코 회장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더블루K 측으로부터 부당한 처사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 사장을 만난 고영태·노승일 등 더블루K 측 관계자들은 '황 사장이 배드민턴팀 창단에 소극적'이라며 안 전 수석을 통해 불만을 나타냈고, 이에 황 사장이 사과까지 했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당시 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떠올려보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심하게 표현하면 그렇게 (너무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국가에서 계획을 가지고 하는 일이니 전혀 도외시할 수 없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미르재단에 30억원, K스포츠재단에 19억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권 회장은 "미르 출연 당시 이사회 결의 없이 출연을 결정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포스코의 기부금 출연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15억원을 넘는 출연금은 사전 심의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특히 '스크린 프로세스' 등 내부 검토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스크린 프로세스 5단계 절차를 단계별로 밟지 않았다"는 검찰의 질문에 "졸속으로 과정을 밟은 건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