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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롯데그룹 총수일가 법정서 한자리에…혐의 모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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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20일 오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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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총수 일가 5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섰다. 이처럼 대기업 총수 일가가 같은 날 법정에 서는 일은 드물다. 배임·횡령 등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정에서 “롯데는 100% 내 회사인데, 누가 나를 기소했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퇴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20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5명의 정식 재판을 열었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그룹 경영 비리로 재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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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법정에 출석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부인 서미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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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인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구속 수감 중인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법정에 섰다. 서씨는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로 선발돼 연예계 활동을 하다 돌연 은퇴한 뒤 30여년 만에 언론에 노출돼 관심을 끌었다. 서씨는 “그동안 왜 검찰 조사에 불응했느냐”는 등 취재진 물음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신동빈 회장은 출석 전 기자들의 질문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신 전 부회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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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원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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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시작된 지 약 20여분이 지난 후에 휠체어를 타고 법정 안으로 들어왔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신 회장 등에게 “이게 무슨 자리이며, 여기 있는 사람들은 누구냐”고 질문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부인 입장을 모두 밝히자 퇴정을 허락했다. 신 총괄회장은 직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이동하려 하자 격렬하게 거부 몸짓을 보내며 “책임자가 누구냐. 나를 이렇게 법정에 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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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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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서 이들은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일제히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게,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에게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씨와 신 이사장 측도 “신 총괄회장의 의사 결정”이라고 책임을 떠 넘겼다.

신 회장은 2009년 9월부터 2015년 7월 계열사 끼워넣기 등 방법으로 회사에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신 총괄회장과 공모해 신 이사장과 서씨, 서씨의 딸 신유미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사업권을 몰아줘 774억원의 손해를 가하고 신 전 부회장에게 391억원, 서씨 모녀에게 117억원 등 총 508억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3%를 롯데가 장녀인 신 이사장에게, 3.21%를 서씨 모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858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으로서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도 39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신 이사장과 서씨의 혐의는 조세포탈 및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 공모 등이다.

한편 총수 일가 외에 함께 기소된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와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등도 공판에 출석했다. 이들 역시 총수 일가와 마찬가지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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