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1차주행 2위, 2차 11위'로 종합 5위]
- 스켈레톤 윤성빈도 2차서 실수
심리적 부담 탓에 2차선 '새가슴'… 세계1위 지켜야한다는 중압감 커
최근 정체된 스타트 기록도 문제… 평창 앞둔 한국썰매의 큰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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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 썰매 선수들은 유독 2차 주행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18일 평창 IBSF 월드컵 봅슬레이 2인조 경기에 출전한 원윤종·서영우 조가 썰매를 타고 얼음 위를 질주하는 모습. 이날 1차 주행에서 2위에 올랐던 원윤종·서영우 조는 2차 주행에서 11위에 그쳐 종합 5위로 입상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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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썰매'에 숙제가 생겼다. 올 시즌 한국 썰매는 월드컵에서 유독 2차 주행에 약했다. 윤성빈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한 번도 2차 주행에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표 참조〉 원윤종-서영우는 윤성빈보단 낫지만 2차 주행에서 기록이 10계단 가까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2번 있었다. 2차 때 순위가 오른 건 애초에 1차 주행에서 순위가 낮았을 경우다. 반대로 스켈레톤 최강자 두쿠르스는 대부분 1차 주행 때보다 2차 주행 때 기록이 더 좋다. 1·2차 주행만 하는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에서는 4차 주행까지 해야 한다. 주행 횟수가 거듭될수록 성적이 하락하는 '징크스'를 안고 있으면 역전패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왜 성적이 떨어질까. 대표팀 이용 총감독은 "선수들이 심리적 부담 때문에 2차 주행 때 제대로 된 라인을 타지 못했다"며 "1차 레이스가 95% 정도의 경기력이라면 2차 때는 70%밖에 보여 주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원윤종도 18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1차 성적이 좋다 보니 2차 때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새가슴'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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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단 경험 부족을 이유로 꼽는다. 한국 선수들은 피나는 노력으로 입문 5년여 만에 세계 톱클래스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를 유지해 본 경험은 없다. 성연택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사무국장은 "1위를 추격하는 것과 1위를 지키는 건 심리적 무게감이 다르다"며 "집중 견제 및 관찰을 당하면 페이스를 유지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최근 대중적 관심도 영향을 미쳤다. 이용 총감독은 "국내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스타트 기록이 최근 정체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봅슬레이 팀의 스타트 기록은 세계 톱5 안에 들지만, 그렇다고 어느 코스에서도 1등을 한 적은 없다. 스타트에서 차이를 벌리지 못하다 보니 주행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실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홈 이점에 따라 평창에서 수백 번 연습하며 주행 경험치를 쌓을 수 있지만 스타트만큼은 외국 선수들과 비슷한 조건이다. 스타트 기록을 위한 별도의 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용 총감독은 "올림픽까지 500번 이상 연습해 눈 감고도 탈 정도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열린 봅슬레이 4인승 대회에선 한국 대표팀(원윤종-김진수-이경민-오제한 조)이 1분40초35로 7위를 차지했다.
[평창=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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