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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MWC 2017 결산] '스마트폰 제조 강자' 삼성전자의 도전, 통신장비 앞세워 새로운 시장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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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통사에 LTE 장비 독점공급.. 5G 장비까지 영토 확대 노려
에릭슨.노키아 등과 경쟁 예고.. 장비사업 성과 못내던 삼성, 단말기와 '양날개' 펼칠지 관심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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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7' 개막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 부사장(오른쪽)과 버라이즌 최고정보책임자(CIO) 로저 구르나니가 5세대(5G) 통신에서 협력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 바르셀로나(스페인)=이설영 기자】교환기, 기지국 핵심장비 같은 대형 통신장비 산업에 도전해온 40년간 대한민국의 꿈을 향해 삼성전자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통신장비 사업은 세계 통신산업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지만, 에릭슨 노키아 같은 전통의 강자들이 아니면 도전하기 쉽지 않은 사업이다.

삼성전자도 단말기 사업에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라는 화려한 성과를 냈지만, 장비사업에서는 40년 이상 정부의 지원과 삼성전자의 막대한 개발비가 무색할 정도로 성과를 내지 못했었다. 진입 문턱이 높기로 소문난 장비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겨냥해 성과를 올렸다.

이로써 통신산업의 △장비와 △단말기 △국내 인프라의 삼각 축을 형성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겠다던 40년 통신정책의 숙원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7 현장에서 인도의 이동통신 사업자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지오)와 손을 잡고 현지에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을 구축해 1억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인도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장비 공급은 물론 세계 5G 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 인도 이통사에 LTE 장비 단독공급

삼성전자가 구축한 지오의 LTE망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는 '이머징 시장 최고 모바일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통신장비 분야에서 받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인도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에 LTE 기지국 뿐 아니라 코어 장비, LTE 음성통화(VoLTE) 등 토털솔루션과 4G LTE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인프라 장비를 공급했고, 통신망 구축 및 최적화 서비스까지 일괄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해 9월 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면서 지오는 인도에서 4G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김영기 사장은 "단일 사업자의 LTE 네트워크로는 지오의 규모가 미국 버라이즌 및 AT&T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라며 "인도를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네트워크 장비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첫 성과.."5G 장비시장 주도"

현재 전세계 네트워크 장비시장은 에릭슨, 화웨이, 노키아 등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5위권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슨, 노키아 같은 회사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통신장비의 안정성을 인정받은 전통의 강호다. 통신장비는 100분의 1초라도 멈춰서는 안되고, 10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오차도 허용되지 않아 안정성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때문에 세계 통신회사들은 100년 이상 신뢰를 인정받은 전통적 기업의 장비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신규사업자에게는 진입 문턱이 높다.

통신장비 시장의 신예인 화웨이가 시장 선두업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이 중국 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통신장비 사업 육성 정책에 따라 차이나모바일이 화웨이의 장비를 구입한 것이 화웨이 성장의 기반이다. 여기다 지난 2011년 LG유플러스가 실험적으로 화웨이 LTE 장비로 전국망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의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가 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고르게 장비를 납품했지만, 해외 실적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도 LTE 시장을 공략하면서 화웨이의 성공사례를 재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MWC 2017 현장에서도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장비 풀 라인업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5G 서비스를 위한 △소비자용 단말(홈 라우터.CPE) △기지국 △차세대 코어 네트워크 장비 등을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한 5G 상용제품을 활용해 5G 첫번째 서비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5G 고정식 무선통신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5G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5G 고정식 무선통신서비스는 5G 통신 서비스의 초기 형태로 각 가정, 사무실 등에 광케이블을 설치하지 않고도 최대 1Gbps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과 워싱턴DC, 뉴저지 등 주요 5개 도시에서 오는 4월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5G 고정식 무선통신서비스 시범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상용서비스는 2018년 초에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5G 무선통신과 관련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한국 등에서 이동통신사와 협력 중이다.

■한국산 통신장비와 단말기, 양날개 펼까

지난 40여년간 유지된 한국 통신산업 정책의 핵심은 통신장비와 단말기 사업의 양날개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세대(2G), 3세대(3G),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하면서 세계 장비와 단말기 시장 주도권을 노렸었다. 그러나 단말기 사업과 달리 장비사업에서는 좀체 성과를 내지 못했던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지오 협력을 통해 LTE 상용장비 운용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첫번째 사례를 확보한 것이 한국 통신산업의 40년 숙원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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