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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MWC서 만난 박정호-권영수, 소모적 가입자 쟁탈전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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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바르셀로나=박지영 김미희 기자】 그동안 포화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지원금을 통한 소모적 가입자 쟁탈전을 펼쳤던 이동통신사 수장들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전쟁터인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7 현장에서 만나 '상생적 경쟁'을 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가입자 확보 경쟁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다가올 5세대(5G) 통신시대에 대비해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미 ICT 산업의 국경이 무너져 글로벌 기업들의 도전이 거센 가운데 다가올 5G시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협력해야만 사업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동통신사 수장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박정호 SKT 사장-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상생' 한목소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7 현장에서 상생 경쟁을 위해 통신사 간 협력의지를 다졌다. 박정호 사장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SK텔레콤) 부스에 권영수 부회장이 방문해 관계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면서 "(권 부회장이)우리 부스에 와서 괜찮다고 평가했고, 우리 역시 LG가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부스를 찾은 권 부회장은 커넥티드카 'T5', 인공지능(AI) 비서 '누구'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은 커넥티드카와 AI 비서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고 최진성 종합기술원장 등이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했다는 후문이다. 경쟁자이지만 서로에게 배울 것은 배우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이통 3사가 (이전처럼)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전투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들이 지금까지 거쳐왔던 3G, 4G시대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서로 잘하기 위해서 상생적 경쟁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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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국내는 물론 해외 통신사와도 협력해야 할 일이 많다"며 MWC에서 버라이즌, 보다폰, 티모바일 등 글로벌 통신사와 잇따라 미팅을 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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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상생적 경쟁이 살길"
황창규 KT 회장 역시 기회가 될때마다 지원금을 통한 소모적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수차례 "지원금을 통한 소모적인 경쟁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술개발, 품질개발, 서비스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처럼 이통3사 CEO들이 소모적 경쟁 대신 상행 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5G시대에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ICT주도권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박정호 사장은 "MWC 주최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서 해외 통신사 임원들과 만나보면 한국 IT 통신사업에 대한 리스펙트(존경)를 모든 회사가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는 SK텔레콤 혼자만의 힘이 아니고 삼성전자, LG전자, KT와 LG유플러스 등이 이때까지 이뤄낸 실적이 의미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한국 IT산업은 이런 좋은 생태계 경쟁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향후 '상생적 협력'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앞서 박 사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1등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데 경쟁사는 물론 누구와도 성역을 구분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이전투구를 일삼았던 통신시장에 상생이 화두로 던져진만큼 분위기가 전환돼 새로운 사업기회를 일궈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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