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확충에 역행…농업·건설업 인력 확보 우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연평균 3%의 경제성장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서 이민자 노동력의 감소는 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에 제동을 걸려는 최근의 정책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성장은 노동력과 생산성에 달려 있는 게 경제학의 기본인데, 이민을 막는 것은 노동력을 줄이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나 의회 예산국에 따르면 미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라는 게 컨센서스이다.
이 컨센서스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가 3%를 달성하려면 노동력을 늘리거나 생산성을 더 빠른 속도로 증가시켜야 한다.
이 중 노동력 확대를 위해서는 수백만 명을 다시 일터로 불러내야 하는데 (이민자가 아닌) 미국인의 노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이민자를 활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1년에 미국으로 들어오는 합법, 또는 불법 이민자는 100만 명가량으로 미국 인구의 0.3% 수준이다. 1790년 이후 연평균인 0.4%에 못 미친다.
미국의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 증가율이 사상 최저수준이 된 것을 고려하면 이민자는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는 미국 시민권자보다 젊어 노동력 확충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 이민자의 65%는 근로가능한 연령대여서 미국 시민권자의 52%만 근로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이민자는 또 어린 자녀가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미국의 노동력에 가세할 수 있다.
이민자 중 취업비자(H-1B)로 입국하는 경우에는 미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할 기술을 가진 경우도 많다.
이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이민자 노동력에 많이 의존해 온 농업과 건설업 등은 벌써부터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다.
농업과 건설업은 노동강도가 세지만 임금은 낮아 미국 시민권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민자를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불법 이민자들도 상당수 종사하고 있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농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4분의 3이 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며, 이 중 절반은 불법 체류자들이다. 건설업 종사자 중 13%도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미시간대 노동경제학자인 도널드 그림스 교수는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쫓겨난다면 미국은 막대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오리건 주 세일럼에서 수백 명이 모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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