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4 (목)

[글로벌Insight- 이호빈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과장] 독일, 혁신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급부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전통적으로 독일은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최근 독일이 변화하고 있다. ‘산업 4.0’ 정책을 통해 제조업과 IT기술의 융합을 시도하는 한편, ‘디지털 어젠다’를 발표하고 전국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가는 등 다방면에서 ‘디지털 혁신 국가’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정책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승부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독일 정부의 지원 제도이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한화 기준 약 5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지원됐으며, 독일 내 주요 학술기관에서 졸업생이나 연구원들의 창업을 지원하여 4600여건 이상의 창업이 성사됐다.

독일 정부의 노력 덕분일까. 2015년에는 스타트업 투자규모 기준으로 독일이 유럽국 1위, 베를린이 유럽도시 1위를 차지하면서 독일은 일약 유럽 스타트업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특히 베를린은 유럽에서 가장 급속하게 스타트업 시장이 성장 중인 도시로, 독일 전체 스타트업 기업 수의 30% 이상이 밀집해 있으며 20초에 1개꼴로 새로운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

독일 스타트업 시장에서 소위 ‘뜨는’ 산업 분야는 어디일까.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핀테크 분야는 2016년 상반기 독일 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수년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에 우리 스타트업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비즈니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면 독일 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 참가를 고려해 볼 만하다. 일반적으로 참가 기업은 3개월에서 1년 동안 사무공간을 제공받는 한편, 독일 내 벤처캐피털이나 일반 투자가 등 시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자사 사업모델을 홍보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를 통해 자사 사업모델의 시장성을 가늠할 수 있으며, 독일 스타트업 시장의 주요 참여자들과 네트워킹도 가능하다.

각 산업분야를 대표하는 독일 기업들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BMW(자동차), 도이체텔레콤(통신) 등 각 분야 주요 기업들은 독자적인 엑셀러레이터나 벤처 캐피털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 사업방향과 연계된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물색하는 한편 시장성이 검증된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사무실 제공과 투자 지원도 병행한다. 우주 항공기업 에어버스가 인도의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기업을 자사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현재 에어버스 항공기내 통신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것이 그 좋은 예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도 있다. 작년 국내 자동차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이 독일의 주요 완성차 기업을 상대로 자동차 부품과 관련한 공동 R&D 계약에 서명했다. 독일 기업들이 전기동력·스마트카 등 차세대 자동차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이와 연계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된 것이다.

독일 시중금리가 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호기를 잘 활용해 국내 우수 스타트업의 독일, 그리고 유럽 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