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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검찰 "강만수, 2012년 대우조선 감사로 경영비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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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전 산업은행장(72)이 2012년 이미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7·구속기소)의 각종 비위를 파악하고도 묵인한 정황 증거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 심리로 열린 강 전 행장의 첫 정식 재판에서 검찰은 대우조선의 모회사 산업은행이 작성한 '경영컨설팅 보고서' 등 주요 증거를 공개했다. 강 전 회장은 남 전 사장에게서 '비리를 묵인해달라'는 내용의 청탁을 받고 자신의 지인 업체에 거액을 투자하게 한 혐의(직권남용·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등을 받고 있다.

이날 공개된 '대우조선해양 의혹사항 검토 보고서'에는 산업은행이 2012년 2월께 이미 남 전 사장의 각종 비위 사실을 확인한 정황이 담겨있다. 이 보고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에 대해 실시한 경영컨설팅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문서의 각 항목에 기재된 '부실기업 인수, 디에스온, 디섹의 BICD(부산국제물류) 인수,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 리모델링' 등은 모두 남 전 사장이 연루된 대우조선 자회사 관련 비리 의혹이다. 특히 남 전 사장 측근 이창하 씨(61·구속기소)가 운영한 디에스온에 대한 특혜 지원 혐의 등은 검찰이 적발해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겼다.

검찰 측은 "자체 감사 결과 비위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대우조선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산업은행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2011년 10월 산업은행에서 작성된 '회장님 지시사항' 문건을 제시하며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에 대해 직접 경영컨설팅을 실시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의 각종 경영비리를 일찌감치 확인한 후 오히려 이를 빌미로 지인 업체에 일감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간다. 다음달 7일에는 남 전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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