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반기문 “대선 전 개헌, 정치교체 필수 요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범여권 간담회·관훈클럽 토론서 구상 밝혀

경향신문

관훈클럽 토론서 발언하는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이 2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다시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며 정치교체를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분권과 협치의 좋은 정치로 가야 한다”면서 “제1당의 후보가 되실 분이 개헌이 안되겠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갇히게 되고 그게 패권”이라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했다.

대선 출마 배경을 두고는 “최순실 사건과 대통령 탄핵이란 아주 불행한 일을 보고 지난해 12월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그간 주변에 “최순실 때문에 지지율이 다 떨어졌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던 것과는 다르다. 국가대전환을 강조하면서 어떻게 국가를 바꿔 나갈지는 제시하지 못했다.

■ “대선 전 개헌 안 하면 패권”

반 전 총장은 “대통령 선거 때마다 개헌을 약속하고는 정작 집권 후에는 흐지부지 해오던 일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며 대선 전 개헌 카드를 꺼냈다. 지난 23일 KBS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려울 것”(지난 16일)이라는 당초 입장에서 말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개헌 방향을 두고는 오락가락했다. “현재 대통령 혼자 내치와 외치, 모든 걸 하려고 하니까 사실 대통령도 인간이라서 능력에 한계가 있다. 외교, 안보, 통일 이렇게 대외적인 문제, 남북 문제는 경험 있는 사람이 확고하게 리드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며 이원집정부제를 제시하고는 “(대통령) 중임제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선 전 개헌을 고리로 비문, 비박 등을 묶고, 문 전 대표를 고립시키겠다는 정략만 있을 뿐 개헌에 대한 분명한 생각이 정립되지 않았음이 확인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개헌이 안되면) 친박 패권세력에서 친문 패권세력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 경로에 대한 답변도 일관성이 없었다. “(창당할지, 입당할지)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오전 새누리당·바른정당 소속 의원들과 만나 “어느 정당에도 가지 않겠다. 중간지대에서 독자적으로 하겠다”고 해놓고, 오후엔 ‘결정된 게 없다’고 한 것이다.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되자마자 평양에 가겠다고 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고 색깔론으로 공격했다.

■ 여전히 모호한 정책해법

현안에 대해선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4차 혁명을 두고 “청년 일자리를 비롯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직결돼 있다”고 했지만 어떤 분야에서 청년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지 설명은 없었다. 재벌 세습경영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습 고리를 어떻게 끊을지도 분명치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선 “일본 총리대신 명의로 사과를 하고 일부 정부 예산으로 돈이 나왔기 때문에 진일보한 것이라 판단해 유엔 사무총장 차원에서 환영한 것이지, 완전한 것이라고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모호하게 넘어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비롯한 외교 현안을 두고는 “외교라는 건 계기가 있다. 사람(대통령)이 바뀌면 확 달라질 수 있다”며 유엔 사무총장 때 맺은 네트워크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했다. “솔직히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통역 없이 외국 지도자와 대화할 수 있는 분이 몇 분이나 되겠느냐”고 영어 실력을 자랑했다.

친·인척 비리 의혹에는 “면목이 없다”고 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에게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20만불을 준 사람에게 일기를 쓰면서 혹평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느냐”고 반발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를 두고는 “몇 번 본 것은 사실”이라며 “많은 도움을 주시려 한 분이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했다.

<이용욱·김지환 기자 woody@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