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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AI시대 일자리고민→창업"..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벌로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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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로컬, 韓 유학생 출신 이원홍 대표 창업 재능공유 플랫폼

창업 2년만에 누적 투자금 36억원 유치하며 '본궤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인공지능 시대, 미래에 대한 고민이 실리콘밸리 창업으로 이어졌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재능공유 스타트업 ‘벌로컬(Verlocal)’을 창업한 이원홍(33) 대표. 벌로컬은 서비스 시작 2년만에 미국내 대표적인 재능공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태생 유학생이 창업해 본궤도에 오른 몇 안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셈. 벌로컬은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재능공유 플랫폼 서비스 ‘히든’의 벤치마킹 대상까지 됐다.

이데일리

창업자인 이 대표는 한국에서 일반 고등학교를 나왔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영국에 유학을 갔고 이후 뉴욕 주립대에서 응용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컴퓨터 공학 석사를 마쳤다.

그는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했다. 졸업후 딥러닝(기계학습) 분야 엔지니어로도 일했다. 주경야독 유학생으로 미국 취업 시장에까지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

이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그의 전공 분야였던 ‘인공지능’에서 비롯됐다. 그는 스탠포드 시절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나오기 훨씬 전인 7~8년 전이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연구 및 실무를 경험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인간소외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중심의 기술기반 사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간중심 기술이란 인간만이 체득하고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예컨대 춤을 잘 추는 노하우, 암벽 등반 비법 등이다. 이 대표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하면 모두에게 이득일 것으로 여겼다.

실제 이 아이디어는 실현됐다. 이 대표는 2015년 1월부터 재능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벌로컬 초창기 가입자였던 한 도예가(샌프란시스코 거주)는 지난 2년간 1억4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도예가는 일주일에 6시간만 재능공유에 투자했다. 한 달 25시간 정도 일하고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외에도 요리 만들기, 드론 조정법, 암벽 등반, 치어리더 춤 가르치기 등 여러 재능이 벌로컬에 올라와 있다. 이 대표는 “큰 직장을 다니지 않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살 수 있는 이런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벌로컬의 아이디어와 사업 성과는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다. 창업 이후 누적 투자금액은 36억원 가량. 회원 수는 28만명 정도다. 직원은 이 대표를 포함해 10명이다. 공동 창업자 상당수는 미국으로 건너온 유학생 출신들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출신이 섞여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가 갖는 강점에 대해 ‘다양성’을 꼽았다. 인문학적 고민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는 다양성이다.

그는 “워낙 다양한 인종이 있다보니까 한 나라나 민족에 국한된 특정 문제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고민과 문제점을 생각하고 공유할 수 있다”며 “비즈니스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성’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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