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남경필 “국회·청와대·대법원·대검, 세종시로 이전해야”

올해 대선에 도전한다는 뜻을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는 9일 “국회와 청와대, 대법원과 대검 등을 세종시로 완전하게 이전하는 것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 지사와 바른정당 소속 남 지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입법, 사법, 행정이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일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둔해질 대로 둔해진 서울도 군살을 빼야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대한민국은 현재 상체만 고도비만인 환자와 같다. 팔·다리는 부실해 몸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고, 신경과 혈관마저 굳어져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에 몰려있는 권력과 부를 전국으로 흩어놓아야 한다. ‘정치·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을 그 출발점으로 삼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초래한 난맥상을 짚었다.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사태를 두고는 “중앙정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현장정보 취합은 늦였고 지휘는 번번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었다”라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선 “권력집중으로 비대해진 중앙권력은 곳곳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비선실세와 재벌, 검찰 등 중앙권력들이 만들어낸 참사”라고 했다.

두 사람은 “저희 두 도지사는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보며 함께 힘을 모으겠다”라며 “오늘 발표한 내용을 모든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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