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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판교 스타트업·벤처, 경기 불확실성에 자금 찾아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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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내년도 투자가 불가피한데 은행 금리는 올라가고 투자사는 돈을 풀지 않아 투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네요.”

판교테크노밸리 한 스타트업 대표 말이다. 이 회사는 올해 사물인터넷(IoT) 신제품을 내놓고 내년 판매를 앞뒀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수요처인 정부와 대기업의 불확실성에 고민이 늘고 있다. 내년도 생산 본격화를 위한 운영자금 마련이 빠듯한 상황이다.

전자신문

판교테크노밸리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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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권과 기업에 따르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운영자금 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크라우딩 펀딩 사이트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크게 늘어나는 등 총알 마련 작전이 시작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15일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스란히 금리인상이 우리나라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은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출에 의존하는 가계와 기업으로선 부담 요인이다. 특히 이제 성장 발판을 준비 중인 벤처와 스타트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은행 지점장은 “그나마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코스닥 중소기업은 내년도 투자를 늘리는 곳이 많지 않아 자금 수요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중소기업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신용잔고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스타트업이나 벤처는 신용상태가 좋지 않아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

이는 판교테크노밸리 기업만의 상황은 아니다. 대기업조차 내년도 경기 불확실에 대비해 설비투자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 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기업 설비투자 계획은 올해 대비 0.1%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대기업 투자액이 2.7% 확대에 그치고 중소기업은 13.2% 축소가 예상된다. 올해 역시 전년대비 0.8%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투자 둔화에 따른 중소기업 경기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출 둔화와 일부 산업 설비과잉으로 설비투자가 위축된 탓이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를 수요처로 한 스타트업과 벤처는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자금 마련을 위해 여러 개인에게 투자를 받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월평균 5건에 그쳤던 펀딩 추진 사례가 11월에는 26건으로 평균 5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상담건수도 200건을 넘어서 올 초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 대표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 추진과 상담이 늘어난 것과 관련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자금 조달 창구로 인식되기 시작한 긍정적 면도 있지만 연말 자금난을 겪는 벤처와 스타트업이 은행문턱에 비해 낮은 크라우드펀딩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에게 내년 자금 수요에 대비해 연말에 신용잔고를 늘리라는 전문가 조언도 있다.

한 은행 지점장은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은행이나 금융권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 이에 앞서 가능한 신용한도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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