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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침몰하는 한국경제] 소비-투자 등 경기하강 이미 시작…최순실 게이트 충격, 소비 ‘급랭’…백화점 매출 올들어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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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가 전체가 대혼돈에 휩싸인 가운데 비실대던 우리경제가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업 설비투자는 올 후반기에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 10월 반짝 반등하는 듯하던 민간소비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11월 이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수출도 전반전으로는 마이너스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보면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동시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순실 게이트가 전사회적 이슈로 확산된 것이 10월말임을 감안할 때 이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소비심리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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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매출은 올 6월 이후 줄곧 4~13%의 비교적 높은 신장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1.6%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이 줄어든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올해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던 할인점 매출은 지난달 -3.9%의 비교적 큰폭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승용차 판매는 지난달 1.4%의 소폭 증가세를 보였지만 추세적으로는 올 후반기 이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된 7월 -10.5%를 시작으로 10월까지 4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비가 11월 이후 급격히 둔화된 것과 달리 기업 설비투자는 후반기부터 후퇴하기 시작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올 1분기 -7.1%에서 2분기엔 0.8%로 증가하는 듯했으나 3분기에 다시 -4.8%로 돌아섰고, 4분기 첫째달인 10월엔 -4.9%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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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대외여건 악화로 좀체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전체경제도 하강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가경정(추경) 예산까지 동원해 경기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기조를 돌려놓기엔 역부족이다.

기재부의 경기평가도 한발 물러섰다. 이날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책효과로 소비가 반등했으나 생산ㆍ투자 전반이 부진하며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기조 변화ㆍ금리인상 속도, 유로존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ㆍ투자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1개월 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이로 인해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에 머물거나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성태 거시ㆍ금융경제연구부장은 “4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에 가까운 정도로 본다”며 “10∼11월 지표를 보면 마이너스로 급락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하강이 나타나고 있어 4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기 성장률이 0% 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 4분기(-3.3%)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대통령 탄핵 국면과 조기 대선으로 정치적 불안정을 해소하고 부정부패를 뿌리뽑기까지는 우리 경제에 험로가 지속될 것이라는전망이 우세하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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