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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종합]'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노병용 前대표 금고 5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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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노병용 롯데마트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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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 두 눈을 감고'


檢 "엄단 통해 무분별한 제품 개발·판매에 경종 울려야"

홈플러스 법인에게는 벌금 1억5000만원 구형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등에게는 징역 7년 구형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병용(65) 전 롯데마트 대표에게 금고형을 구형했다.

금고형이란 징역형과 같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형벌이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노 전 대표 등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가습기 살균제 출시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실무상 최종 책임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라며 "피해보상을 위해 일부 노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노 전 대표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사회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 여러 사건을 통해 대량 인명피해를 겪은 바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안전 불감증, 그에 대한 안전성 인식 미비가 불러온 참극이란 측면도 도외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통해서라도 우리가 교훈을 얻는다면 후세에 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노 전 대표 등 피고인들에 대한 엄단을 통해 무분별한 제품 개발·판매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우리사회가 지불해야 될 최소한의 사회적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광고한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에게는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홈플러스 김모(61)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과 이모(50) 전 법규관리팀장에 대해서는 "실체적 검증 없이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다'며 소비자를 현혹해 용서받기 어렵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가습기 살균제 PB상품을 기획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D사 조모(42) 팀장,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작한 용마산업사 김모(49) 대표 등 관계자 5명에게는 각각 금고 5년~7년을 구형했다.

노 전 대표 등의 변호인들은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당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예견하기 어려웠던 점, 안전성에 의문을 가질 정황이 없었던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이같은 참극이 일어난 것에 대해 제 자신이 부끄럽다"며 "유족에게 어떻게 사과해야할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개인 또는 회사 차원에서 평생 그 답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017년 1월6일 노 전 대표 등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노 전 대표는 2006년 출시된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상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안전성 실험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과실로 사상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홈플러스 김모(61)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등 3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외에도 제품을 안전하다고 광고한 혐의까지 더해 기소됐다.

이밖에 롯데마트 임직원 2명과 롯데마트·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작한 용마산업사 김모(49) 대표 등 관련업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가습기 살균제 출시 당시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농도를 자체 연구 없이 가습기 살균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 기준을 따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 29일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에 대해 "대형참사의 뿌리이자 근원으로, 경영진에 대한 단죄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존 리(48) 전 대표와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세퓨의 오모(40) 전 대표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하고, 양벌 규정에 따라 기소된 옥시와 세퓨 법인에게는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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