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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화웨이, 한국 프리미엄폰 시장 진출…삼성에 도전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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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와 손잡고 12월 2일 P9 시리즈 출시

'기대 반 우려 반'…"마케팅·가격이 성패 좌우"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LG유플러스[032640]와 손잡고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한다.

화웨이는 23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프리미엄폰 P9과 P9 플러스를 공개하며, 한국 프리미엄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두 제품은 12월 2일 LG유플러스를 통해 단독 출시된다. 가격은 11월말 공개될 예정이다.

화웨이는 2014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래 중저가폰을 꾸준히 선보여왔지만, 고가의 프리미엄폰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9 시리즈는 화웨이가 지난 4월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으로 독일의 유명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제휴로 화제를 모았다. 유럽 출시 당시 가격은 599~749유로(75만~94만원)였다.

P9은 한 카메라가 색상을, 다른 카메라가 명암 대비와 심도를 감지하는 라이카의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는 1천200만, 전면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촬영 시 3종의 필름 모드와 흑백 모드를 택할 수 있고, 수동 설정은 라이카 카메라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 955'가 장착됐다. 지문인식 센서도 탑재돼 생체 인증이 가능하다.

가상 3중 안테나(virtual-triple-antenna)는 셀룰러나 와이파이 등 어느 네트워크에서든 연결이 끊기지 않게 한다.

P9 플러스는 P9과 기본 사양이 비슷하지만, 화면 크기가 5.5인치로, 5.2인치인 P9보다 약간 크다.

P9 플러스에는 아이폰6s처럼 터치의 강도를 인식할 수 있는 '프레스 터치' 기능이 들어갔다.

P9과 P9 플러스의 배터리용량은 각각 3천mAh(밀리암페어시), 3천400mAh다.

메모리 용량은 P9이 32GB, P9 플러스가 64GB이다.

색상은 P9 3종(미스틱 실버·티타늄 그레이·로즈 골드), P9 플러스는 2종(헤이즈 골드·쿼츠 그레이)으로 출시된다.

연합뉴스

듀얼카메라 탑재한 화웨이 P9




P9 시리즈는 출시 반년 만에 전 세계에서 900만대가 넘게 팔리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화웨이의 성장을 견인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3.5%로 작년 동기(1.2%)보다 3배로 급증했다.

3분기까지 전체 화웨이 스마트폰의 누적 출하량은 9천400만대로 지난해보다 23% 늘었다. 지난달에는 1억대를 달성해 전년보다 달성 시점을 두 달 앞당겼다.

화웨이는 세계 시장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내 이동통신사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타진해왔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화웨이와 가장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구축한 업체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2014년 이동통신 3사 중 처음으로 화웨이의 'X3'를 국내에 소개했고, 이후에도 Y6, H폰 등 화웨이 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NB-IoT) 기술 시험을 위한 오픈랩을 공동 운영하기로 하는 등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화웨이와는 협력 관계를 통해 쌓아온 신뢰가 있다"며 "제품 자체도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데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양분한 국내 프리미엄 시장의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해볼 만한 시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화웨이 전시장도 '북적'
화웨이 전시장도 '북적'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지난 2월 23일(한국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MWC 2016)가 열리는 바르셀로나 화웨이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6.2.23 hama@yna.co.kr



화웨이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에 맞춰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다음 달 신촌 부근에 체험존을 열 계획이다.

조니 라우 화웨이 한국 지역 총괄은 "애프터서비스(A/S)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며 "앞으로 우수한 서비스 품질과 고효율을 유지하면서 한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애플의 아이폰7 출시 이후 국내 프리미엄 시장의 '공백기'가 지속하는 데다 아이폰7마저 최근 판매량이 주춤한 모습을 보여 빈자리를 노려볼 만하지만, 저가 이미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시장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애플을 제외한 해외업체들이 맥을 못 추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비와이폰과 H폰 등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중저가폰은 기대 이하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화웨이와 LG유플러스는 P9 시리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출시 가격을 유럽보다 낮게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소비자에게 중국산 스마트폰은 저가 이미지가 강하다"며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과 가격 정책에 따라 P9 시리즈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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