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이어 오포, 비보도 해외진출 ‘특허’에 발목

[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샤오미에 이어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중국 밖에서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샤오미는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끈 이후 해외 진출을 시도하다 특허 문제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따라서 오포와 비도도 샤오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 날개 단 듯 팔리던 오포와 비보, 인도에서 돌비에 '발목'

과거 샤오미와 에릭슨간 소송의 초점이 '통신' 특허였다면, 오포와 비보는 '돌비(Dolby)'와 오디오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이미 돌비와 오포가 특허 협력을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이번에 오포와 비보가 소송을 당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소송으로 다른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포와 비보는 인도 뉴델리 고등법원에서 돌비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법정분쟁을 치뤘으나, 이들 두 회사는 여전히 돌비에 관련 특허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플리커)

최근 인도의 뉴델리 고등법원은 이 사안에 대한 1심을 마쳤으며, 인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산 및 제조, 판매와 수출입을 하기 위해 오포와 비보는 법원에 1대당 34루피(약 588원)의 보증금을 납부하면서, 돌비와 FRAND 특허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을 두고 중국에서는 번번이 해외에서 특허 소송을 당하는 중국산 스마트폰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포와 비보가 인도에서 특허 침해 문제에 휘말린 것에 대해서도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동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 또 '표준필수특허' 소송 휘말린 중국 스마트폰

2014년 12월 11일 에릭슨이 보유한 ARM, EDGE, 3G 등 관련 8개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샤오미는 인도에서 에릭슨으로부터 특허 소송을 당했다.

특허 관점에서 봤을 때, 에릭슨은 소송을 제기한 8개 특허가 모두 표준 필수 특허라고 주장했다. 샤오미의 영향력 관점에서 봤을 때 샤오미는 인도에서 6개월 만에 출하량이 100만대를 돌파했을때 였다.

사실상 이 일이 있기 전에 진리 역시 에릭슨과의 특허 소송에 휘말린 적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4년 진리는 인도 시장에서 약 400만대를 출하했으며, 이는 중국 휴대폰 기업이 인도 시장에서 판매한 총합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그리고 2년 만에 오포와 비보가 다시 인도에서 특허 소송에 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진=플리커)

과거 샤오미나 진리의 소송과 유사한 점이 있다면 오포와 비보가 인도에서 표준필수특허에 관련된 소송을 당한 것이며, 동시에 이들 두 회사도 최근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오포와 비보가 에릭슨이 아닌 돌비에 피소당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통신 영역이 아닌 오디오 기술 영역에서 발생했다.

이쯤에서 발생하는 의문은 오포와 비보가 왜 인도에서 재차 표준필수특허에 관한 소송에 휘말렸냐 하는 것이다.

■ 오포와 비보, 인도서 '판매금지' 위기 모면할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날이 갈수록 포화에 이르면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공동 과제다. 특히 인도는 인구 수가 많아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전쟁터가 됐다.

인도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45%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피처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 발생한 특허 소송은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인도가 특허 침해 소송을 통해 '임시 판매 중단' 신청을 할 경우 그 파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에릭슨과 샤오미의 사례를 보면, 비록 표준필수특허에 관한 사안이었지만 에릭슨은 인도 뉴델리 고등법원에 '임시 판매 금지' 신청을 제출했고 동의를 얻어낸 바 있다.

금지되는 사안 중에는 샤오미의 해당 제품에 대한 인도 시장 판매와 유통, 제조와 수입 등이 포함됐으며 샤오미와 인도 현지 전자상거래 협력업체 Flipkart 역시 해당 제품을 일시적으로 판매금지 당했다.

(사진=플리커)

이외에도 현지 법원은 샤오미와 Flipkart가 인도 국내의 관련 상품 판매 수량 및 총 금액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법원은 또 인도 소비세와 세관 중앙위원회에 통지를 보내 샤오미 제품이 국경 내로 진입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번 오포와 비보 피소 사건에서도 돌비가 '임시 금지령'를 신청했다.

당초 샤오미는 '1대당 100루피를 보증금으로 납부하는 조건'에 따라 임시적으로 퀄컴칩 휴대폰의 지속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미디어텍의 칩을 탑재한 휴대폰 역시 '판매 금지' 조치를 당한 상태였다.

이번에도 샤오미 경우와 유사하게 오포와 비도가 법원에 '대당 34루피의 보증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며, 인도 시장에서 '판매금지'를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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