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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샤오미 레이쥔도 쩔쩔 맨 둥밍주 회장, 돌연 회장직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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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에어컨 기업 '거리그룹' 둥밍주 회장, 최대주주와 불화설…"전기차사업 전념" 위한 사퇴설도]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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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레이쥔 회장(오른쪽)의 저격수로 불리는 거리그룹 둥밍주 회장이 돌연 회장직에서 물러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둥 회장은 "샤오미는 도둑질한 기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레이쥔 회장에게 적대적이었다.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둘은 광저우 대표단으로 회의 내내 나란히 앉기도 했다. 2013년 둥 회장은 레이쥔 회장과 10억위안을 걸고, 자신들의 회사 중 누가 매출이 더 높을지 내기를 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에어컨기업인 중국 거리전기를 이끄는 둥밍주 회장(사진 왼쪽)이 돌연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중국 재계 여성 파워 1위로 꼽히는 둥 회장은 거리그룹이 하루빨리 전기차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와 갈등을 빚었다. 둥 회장은 샤오미를 “도둑질한 기업”이라며 대놓고 비난하는 등 거침없는 입담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14일 중국 지에미엔과 21스지징지바오다오는 중국 재계의 간판 여성 기업가인 둥밍주 거리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했다고 전했다. 둥 회장은 상장기업인 거리전기의 동사장과 법정 대표직만 유지할 예정으로 그룹 내 경영권이 한결 축소될 전망이다. 거리전기 관계자는 “국유기업 회장은 주식을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규정과 둥 회장 본인 의사에 따라 둥 회장이 거리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둥 회장은 샤오미 레이쥔 회장에게 거침없는 독설을 퍼붓는 등 중국 재계의 여장부로 불린다. 그는 2013년 중국 CCTV가 생중계한 ‘올해의 중국 경제인물’ 시상식에서 느닷없이 샤오미 레이쥔 회장에게 10억위안(1710억원)짜리 내기를 거는가 하면 이듬해 기업인 송년 포럼에서 “(샤오미처럼)도둑질한 기업을 위대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둥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이런 거침없는 성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거리전기의 최대주주인 광둥성 주하이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이하 국자위)와 불화설이 돌고 있다. 주하이시 국자위는 거리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거리전기 지분 18.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면 둥 회장 본인의 거리전기 지분율은 0.73%에 그친다.

둥 회장은 지난해 한 포럼에서 “주하이시 국자위는 ‘이득’이 있을 때만 손을 내민다”며 “이러니 국자위와 싸우는 일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둥 회장은 거리그룹의 전기차 신사업 진출을 놓고 최근 주하이시 국자위와 다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둥 회장은 거리그룹이 인룽신에너지를 인수해 하루빨리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하이시 국자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둥 회장이 지금까지 주도해 온 핸드폰이나 냉장고, 전기밥솥 같은 신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최대주주와 일부 주주들이 전기차 사업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거리그룹이 핸드폰 사업 같은 실패를 한번 더 되풀이한다면 그룹 전체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리전기 실적악화도 둥 회장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둥 회장은 2012년 그룹 회장직에 오르며 ‘5년 내 매출 2000억 위안’이라는 경영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거리전기 매출은 977억4500만위안으로 전년대비 되레 29% 급감했다. 지난해 순이익도 125억32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11.5% 감소했다.

하지만 둥 회장이 내건 ‘매출 2000억 위안’을 실현하려면 에어컨 사업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 때문에 둥 회장이 거리전기와 전기차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회장직을 내려놓았다는 분석도 들린다. 둥 회장은 “앞으로 내가 가진 능력의 100%를 거리전기에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둥 회장은 거리전기 말단 영업사원으로 출발했는데 2년 만에 회사 매출의 12.5%를 혼자 올리며 그룹 부회장까지 올랐다. 2012년 5월에는 그룹 창업자인 주장훙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회장직을 맡아왔다.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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