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실감사’ 회계사 구속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일 대우조선의 수조원대 회계사기(분식회계)를 묵인한 혐의(공인회계사법 위반 등)로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배모 전 이사를 구속했다. 지난 6월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회계사가 사법처리 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이사는 대우조선에 대한 외부감사 과정에서 수조원대의 회계부정이 이뤄진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적정’ 외부감사 의견을 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대우조선에 대한 감사 업무의 법적ㆍ실무적인 책임자였다.

앞서 검찰은 2012년 4월 취임한 고재호(61) 전 대우조선 사장이 재임기간(3년) 동안 5조원대의 회계사기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 측도 이에 깊숙이 가담한 정황을 포착, 회계사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했다.

안진회계법인은 남상태(66ㆍ구속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 재임기인 2010년부터 대우조선 외부감사 업무를 맡아 왔다. 대우조선은 이후 안진 측으로부터 매년 ‘적정’ 의견을 받았으나 지난해 대규모 부실사태가 터졌고, 이에 안진 측은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원 중 약 2조원을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나눠 반영해야 했다”고 회사에 정정을 요구했다. 대우조선은 이를 수용해 2013년과 2014년의 사업보고서를 각각 7,700억원과 7,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수정해 공시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