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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조선·해운 구조조정, 사실상 실패..채권단 총손실 27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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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기업 2곳 중 1곳은 청산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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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 2008년 이후 8년간 총 26개의 조선·해운사가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이 가운데 정상적으로 회생한 기업은 1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채권 은행별 조선·해운분야 기업구조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조선·해운업종에서 대기업 11개사, 중소기업 15개사가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신청해 14개(54%) 기업이 파산, 회생절차, MOU약정 불이행 등으로 워크아웃을 중단했고, 11개(42%) 기업은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중에 있다.

채이배 의원은 “채권은행에 의해 기업구조조정에 들어간 2곳 중 1곳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금융기관이 이들 26개 조선·해운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 지원한 금액은 총 20조7602억원에 달했다. 구조조정에 들어가기 직전의 익스포저 총액 17조9408억보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구조조정 개시 당시 익스포저와 구조조정 이후 지원 금액을 합한 38조7010억원 가운데 지난 6월말 기준 회수된 금액은 11조178억원으로 확인됐다. 향후 기업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회수금액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최대 약 27조6832억원의 평가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26개 조선·해운사 중 구조조정 시작 후 채권단의 자금을 지원받은 곳은 14개사다. 12개사는 추가적인 자금지원 없이 구조조정이 중단됐다. 구조조정 시작 후 채권단으로부터 추가적인 자금을 지원 받은 조선· 해운 14개사의 주채권은행은 8개 회사가 산업은행, 3개사가 수출입은행이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투입한 구조조정 지원 금액은 전체 조선·해운 구조조정 지원금액의 97%에 달하는 20조149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구조조정에 지원한 20조7602억원 중 약 80%에 달하는 16조4172억원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042660), 대한조선 등 4개사에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은 이미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 4개사에 대한 채권단의 손실 규모는 26개사 전체 손실규모 27조6832억원의 70%에 해당하는 19조2812억원에 달했다.

채이배 의원은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 STX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대한조선의 주채권은행은 바로 산업은행”이라며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부분의 지원 자금이 국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회사에 지원됐고,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인한 자금 지원이 부실을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조선·해운 산업에 대한 비전도 없이 경쟁력을 불문하고 국책은행을 통해 일단 퇴출만 막아보자는 식의 땜질식 구조조정이 문제”라며 “향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개별회사에 대한 정확한 진단, 산업에 대한 방향성, 그에 따른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된 신중한 자금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구조조정 능력이 없는 국책은행과 정부의 그릇된 판단, 부실한 관리 감독의 결과는 구조조정의 실패로 이어지고, 채권단의 부실을 키웠으며, 국민경제의 부담을 가져왔다”면서 “앞으로 개최될 청문회에서 국책은행의 조선·해운 구조조정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더불어 부실을 키운 책임자를 규명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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