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장밋빛 국가위상…잿빛 서민경제④]구조조정에 내몰리는 근로자…폭주하는 실업급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실직자가 급증하면서 실업급여 신청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불 임금 액수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에서 촉발된 고용대란이 다른 제조업으로까지 번지면서 국가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이 시작된 이후 한 달 동안 조선업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3747명으로 집계됐다.

헤럴드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의 479명과 비교하면 682% 폭증한 수치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조선업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1만206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0% 증가했다.

구조 조정에 따른 고용 한파는 고용 지원 프로그램 신청 건수로도 나타난다.

조선업 특별 고용 지원 업종 지정 이후 약 한 달 만에 87개 업체가 고용 유지 지원금을 신청했고, 고용ㆍ산재보험 납부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한 업체도 520곳에 달했다.

특히 조선업 관련 기업이 밀집한 울산ㆍ경남에서만 5만개가 넘는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울산의 7월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3.9%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였던 2009년 7월 4.5% 이래 최고치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경남의 7월 실업률은 1%포인트 오른 3.6%를 기록했다. 1999년 7월 5.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제조업 취업자도 4년 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전국 제조업 취업자는 44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5000명 급감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2년 6월 5만1000명 감소 이후 올해 초까지 꾸준히 10만~20만명 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조선업 구조 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증가폭이 4만8000명(4월), 5만명(5월), 1만5000명(6월)으로 빠르게 줄었다.

한편 올해 8월 말까지 임금이나 퇴직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낸 근로자가 21만4052명, 체불액은 9471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는 12%, 밀린 임금은 11% 늘어난 수치다.

고용부는 올해 말까지 제때 지급되지 못하는 임금이 1조4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듬해였던 2009년의 1조3438억 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고용대란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선업의 지금 상황은 1차 협력사 일부가 실업을 겪고 있을 뿐이고 본격적인 구조 조정 여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으로 내수 회복 속도가 떨어지면 조선업 이외 업종의 고용 증가세도 꺾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고용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