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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산업은행, 조선업 구조조정에 2분기에만 충당금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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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조선 충당금 9000억…구조조정 여파에 상반기 충당금 작년 전체와 맞먹어 ]

머니투데이

KDB산업은행이 지난 2분기에 조선업 관련 여신에만 2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건전성을 요주의로 낮추고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충당금 부담이 급증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주 대우조선 자산건전성 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조정하고 9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지난 1분기에 이미 500억원을 쌓아둬 2분기에 추가로 발생한 충당금은 8500억원이다.

지난 5월 말에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여신 전액에 충당금을 쌓았다. 여기에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고성조선해양, STX중공업이 연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관련 충당금이 늘어났다. 산업은행은 STX조선과 계열사에 대한 충당금으로만 지난 2분기 동안 약 1조20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았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과 STX조선 여파로 산업은행이 지난 2분기에 조선업체에 쌓은 충당금만 2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지난 1분기에는 한진해운 여신에 약 7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쌓은 충당금이 지난해 전체와 맞먹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조선·해운업체의 경 영악화가 수면 위로 드러나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충당금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정상이었던 현대상선 여신과 요주의였던 STX조선 여신을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으로 재분류하면서 충당금이 대폭 늘어났다.

산업은행은 충당금 추가 적립액 만큼 늘어나는 대손상각비가 지난해 총 2조8000억원 발생하면서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다만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한진해운, STX조선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여신 전액에 대해 충당금을 쌓은 만큼 추가 부담은 없다. 남은 변수는 현재 정상화 작업이 한창인 대우조선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영 개선 여부와 속도에 따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받을 영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의 여신을 요주의로 낮출지 아직 결론을 못내려 2분기 결산을 끝내지 못했다. 2분기 결산은 통상 8월 중 마무리하지만 대우조선 여신 건전성을 요주의로 강등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면서 결산도 늦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모든 은행이 대우조선의 여신 분류를 요주의로 낮췄지만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에 내준 신용공여한도가 약 12조원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가장 많아 충당금 부담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낮추면서 여신액의 약 10%를 충당금으로 쌓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면 최소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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