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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금감원, 대우조선 ‘구조조정’ 명단 제외…국책銀 vs 시중銀 ‘신용위험’반영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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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올해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32개 대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대형 3사가 정상기업으로 분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모두 5조5000억원의 부실이 발견돼 4조2000억원의 세금지원의 결정된 데 이어 최근 전현직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정상기업으로 분류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7일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모두 32개사를 선정 발표했다. 이 가운데 C등급은 13개사, D등급은 19개사로 집계됐다.

다만 금감원은 이 대상에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를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금감원은 해운업 구조조정의 주 대상이었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해선 C등급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조선 빅 3의 경우 취약요인은 있지만 자구계획안 시행 여부, 대주주(오너)의 정상화 의지 등을 고려할 때 자구계획으로 취약요인을 해소할 수 있어 정상 기업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최근 검찰이 현 경영진의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 범위를 넓히는 등 회사의 신뢰도와 자력 회생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드는 시점이어서 정상 기업으로 분류한 데 대한 비판의 시각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동시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상기업 분류는 대우조선해양에 이뤄진 금융권의 여신등급을 둘러싼 논란도 가중시키고 있다.

시중행들이 여신등급을 낮춰 충담금을 쌓는 사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여전히 ‘정상’ 분류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이 사실상 국책은행들의 판단에 힘을 실어준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이번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정상기업으로 분류된 만큼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에대한 여신등급의 하향 조정 대신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지난 1분기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ㆍKEB하나ㆍ농협ㆍ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차례로 대우조선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추고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1개 기업을 둘러싸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신용위험이 엇갈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일단 금감원이 대우조선해양을 정상기업으로 분류함에 따라 앞으로 추가적인 여신 등급의 하향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시중 은행들이 당분간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적인 충당금 쇼크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는 평가 또한 나오고 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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