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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120주년 맞은 두산, 구조조정 아픔 딛고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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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박승직 상점' 모태…IMF 이후 중공업으로 탈바꿈

구조조정으로 실적개선…연료전지·면세점 등 새사업 추진

연합뉴스

1934년 당시 2층으로 증축해 새롭게 단장한 박승직 상점의 1층 소매부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두산[000150]이 120번째 생일을 맞았다.

면포를 주로 취급하던 일개 상점에서 시작한 두산은 긴 역사를 거치면서 발전소와 플랜트, 건설기계 등 대형 사업을 아우르는 연 매출 19조원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3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다음달 1일은 두산 창업주 매헌 박승직이 1896년 서울 종로 4가 배오개에 두산의 시원(始原)인 박승직 상점을 연 지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어릴 적부터 상거래에 관심이 많았던 창업주 매헌 박승직은 당시 갑오개혁으로 독점적 상업권을 누리던 육의전이 폐지되면서 일반 상인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상점을 개업했고, 금전등록기와 최신 회계방식을 도입하는 등 근대적인 기업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상점은 1946년 박승직의 아들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상호를 두산(斗山)상회로 바꿨다. 이는 박승직 창업주가 지어준 상호로 "한 말 한 말 차근차근 쉬지 않고 쌓아 올려 산같이 커져라"는 의미다.

박두병 회장 아래 두산상회는 1950년대 무역업과 OB맥주, 1960년대 건설, 식음료, 기계산업, 언론, 문화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연이어 진출했고 전문 경영인 제도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두산그룹의 기틀을 다졌다.

1970년대에는 외국 기업과 제휴로 기술을 축적하면서 내실을 강화했고 1980년대 맥주, 건설, 전자, 유리, 기계, 무역 부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폭넓게 개척했다.

그러나 1990년대 페놀 사건으로 주력인 OB맥주의 시장점유율이 급락하고 부채비율이 600%를 넘으면서 그룹이 위기를 맞았다.

이에 두산은 창립 100주년을 앞둔 1995년 자체적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한국3M, 코닥, 네슬레 등 식음류 사업과 OB맥주를 팔아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

이후 외환위기 불경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했던 두산은 인프라 지원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2001년 한국중공업(現 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現 두산건설), 2005년 두산종합기계(現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소비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중공업 중심으로 빠르게 탈바꿈했다.

그 결과 2000년 3조4천억원이던 매출이 10년 뒤 23조원으로 급성장했고 해외 매출 비중이 1998년 12%에서 2015년 64%로 높아지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두산은 영국의 미쓰이 밥콕(現 두산밥콕), 체코의 스코다파워(現 두산스코다파워), 독일 AE&E 렌체스(現 두산렌체스) 등 해외 기술기업을 인수하면서 보일러·터빈·발전기 등 발전사업 원천기술과 친환경 기술 확보했고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장에서 40% 점유율로 독보적인 세계 1위를 유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주력 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인력을 대폭 감축하는 등 시련을 겪었지만, 2014년부터 돌입한 선제 구조조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 1분기 전 계열사가 흑자전환했고 2분기에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취임한 박정원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두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 그룹 재무구조 개선 ▲ 신규사업 정착 ▲ 현장 중시 기업문화 등 세 가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두산은 2014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 사실상 사업 첫해인 지난해 5천8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5월에 개장한 두타면세점은 하루 매출 5억원이 넘어서기 시작했고, 두산중공업[034020]은 지난달 에너지저장장치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120주년을 맞이한 두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지만, 한편으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가장 젊은 기업으로서 또 다른 100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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